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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다시 시작하는 '오월'

by 장돌뱅이. 2013. 7. 16.

*위 사진 출처 : 이용호 화백의 만평

이젠 가요무대에 쌍팔년도식 '뽕짝'과 같이 등장해도 특별나 보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한 오월의 노래가 정부가 주관하는 추모식장에서 뜬금없이 퇴출되었다.
그리고 도심 한 가운데 푸른 잔디로 예쁘게 단장된 광장은 굳게 닫혀 다시 '밀실'이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해오월'을 '북에서 내려온 간첩의 선동에 의한 폭동' 이라는 고색창연한 '추억의'(?) 문구로 재포장하여 거리낌 없이 살포했다고 한다.

시간을 거슬러 오르며 시대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진다.
저 끝 모를 무수한 소란과 광기가 한편으로 놀랍고 화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 무섭기까지 하다.
그러나 저들이 불지른 유행을 타고 우리의 묵은 기억과 흘러간 다짐도 더불어 되살아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감해본다. 이제 '견디는 일'만으로는 진보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명 세상을 사는 방식이나 시각의 차이가 아니라 미처 걸러내지 못해한 분단과 냉전의 온갖 찌꺼기들이 슬그머니 무대 위에 올라온 부정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노래부르자.
'임을 위한 행진곡'은 막혔어도 우리의 '오월'은 모질었기에 풍성하다. 

(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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