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26 - 고운기의「좋겠다」
장돌뱅이.
2015. 2. 12. 00:01
설날이 가까워오네요.
명절이 부담스러워야 어른이라는데 전 아직 추석이며 설날이 좋습니다.
고향으로 가는 사람들에게
혹은 사정이 있어 타향에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고운기 시인의 시를 보냅니다,
저물 무렵
먼 도시의 번호판을 단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빠져 나간다
가는 동안 밤을 맞더라도
집으로 가는 길이라면 좋겠다
버스에 탄 사람 몇이 먼 도시의 눈빛처럼 보이는데
손님 드문 텅 빈 버스처럼 흐린 눈빛이라도
집으로 가는 길이라면 좋겠다
집에는 옛날의 숟가락이 소담하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