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먹하니 마주한 식탁 명이나물 한 잎 젓가락으로 집어 드는데 끝이 붙어 있어 또 한 잎이 따라온다 아내의 젓가락이 따라와 떼어준다 저도 무심코 그리했겠지 싸운 것도 잊고 나도 무심코 훈훈해져서 밥 먹고 영화나 한 편 볼까 말할 뻔했다
- 복효근, 「무심코」-
간밤에 아내에게 짜증을 낸 끝에 말다툼을 했다. 부부싸움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문제로 일어날 리 없으니 사소한 일이 발단이다. 거기에 늘 그렇듯 나의 '밴댕이 소가지'가 더해졌다. 아내와 언쟁은 어차피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이루어진다. 나는 1분 화내고 10분 사과하는 미욱함과 비효율을 이번에도 반복했다. 그래도 아내가 사과를 받아주어 단잠을 잘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온다. 근처 공원길을 걸어볼까 했지만 아직 완전하지 못한 아내의 허리가 신경 쓰인다. 밥 먹고 영화나 한 편 보자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