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단상

이 봄을 노래 부르세

장돌뱅이. 2024. 3. 28. 06:22

아파트 화단에 동백이 빨갛게 비치는가 싶더니 노란 산수유가 아스라이 번지고, 그 뒤를 따라 이번엔 목련꽃이 하얗다. 2월 입춘에 들어선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도 다 지나 4월이 낼모레다.

불과 며칠 전 강변을 걸을 때 개나리 꽃몽오리가 맺혀 있을 뿐 벚꽃은 아직이었다.
그런데 오늘 개나리는 물론 벚꽃까지 활짝 피어 있다.

벌써 삼월이고
벌써 구월이다.

슬퍼하지 말 것.

책 한 장이 넘어가고
술 한 잔이 넘어갔다.

목메지 말 것.

노래하고 노래할 것.

- 정현종,「벌써 삼월이고」-

꽃이 쏟아져나오 듯 숨 가쁘게 핀다.
겨우내 조용했던 강변엔 봄이 불러낸 '사람꽃'들도 가득하다.

봄이 다하면 바투 여름이 뒤이어 오고 어느새 구월이 또 넘어갈 것이다.
즐거이 노래 부르지 않으면 꽃은 그냥 피었다 지고 세월은 무심히 지나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