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단상

대국민담화가 끝나고

장돌뱅이. 2024. 11. 8. 00:42

손자저하의 그림책 중에서

역시 그랬다.
결코 기대가 없었으면서도 예상한 대로여서 실망은 컸다.
아니다 실망조차 아까웠다.


정말이지 "그만!!!!!!!!!"

1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ㅡ 그런데 나와서 어디로 가지?
그래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
아무튼 어딘가로 가기는 가겠지?
경찰이 건물에서 줄줄이 나온다
ㅡ 그런데 나와서 어디로 가지?
그래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
아무튼 어딘가로 가기는 가겠지!

2
보라 거대한 무리가 행진하고 있다
ㅡ 그런데 어디로 행진하지?
그래 어디로 행진하는 거지?
아마 어딘가로 행진하기는 하겠지!
지금 국회 주위를 돌고 있다
ㅡ 그런데 돌아서 어디로?
그래 돌아서 어디로?
아마 돌아서 어딘가로는!

3
갑자기 국가의 권력이 멈춘다
뭔가 나란히 서 있다
ㅡ 무엇이지 그곳에 나란히 서 있는 것이?
글쎄 뭔가 나란히 서 있기는 서 있다
그러자 갑자기 국가의 권력이 고함친다
고함친다 즉각 해산이다!
어째서 즉각 해산이지?
닥쳐 즉각 해산이다!

4
그러나 뭔가는 여전히 그곳에 존재한다
왜? 그 뭔가가 말한다
왜 저놈이 왜라고 말하는가?
저런 놈이 왜라고 말해!
그리고 국가의 권력은 발포한다
그러자 뭔가 쓰러진다
도대체 뭐가 쓰러지지?
왜 금방 쓰러지는 거지?

5
뭔가가 누워 있다 진흙탕투성이가 되어
진흙탕투성이가 되어 누워 있다!
무엇이 무엇이 누워 있는가?
무엇인가가 누워 있다
그곳에 무엇인가가 누워 있다 숨이 끊어진 채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국민!
진짜로 그것이 국민?
그렇다 진짜로 국민이다.

- 브레히트, 「바이마르 헌법 제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