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부터 지금까지 한 달 동안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놀람, 분노, 실망, 기쁨, 감탄, 감동이 격하게 오르내렸다. 블로그의 지난 글을 돌아보니 그런 상태가 여실히 나타난다.
원래 내가 블로그에 쓰고 싶은 글은 손자저하, 음식, 책, 영화, 산책, 여행 따위다. 비록 재주가 없어 글은 허접하게 되었지만 그런 일들은 나의 일상과 삶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자 가치들이다. 그리고 소중한만큼 많은 부분을 내가 주도할 수 있는 일들이다.
영화 <<쿵푸 팬더>>에 나오는 'inner peace'를 찾을 필요도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마음의 평화'는 그것을 흔드는 원인이 없어져야 가능할 일이어서 당분간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비록 내가 좋아하는 '원인'이 아니고 더군다나 그것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은 아주아주 미미하지만, 미미하기에 오히려 더욱 절실해진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네크라소프의 고색창연하고(?) 거창한 글귀를 들먹이지 않아도 양극단을 오고가는 감정 또한 지금은 소중한 나의 일상 중의 하나가 되어 있기도 하다.
지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위해서라도 일단 밥을 잘 먹어야겠다. 우리는 종종 밥이라는 주어에 다양한 술어를 갖다 붙여 많은 뜻과 감정을 표현한다.
밥은 쌀밥, 보리밥이 아니다. 밥은 인생이다. "밥은 먹고 다니냐"며 안부를 묻고, "밥 한번 살게"로 고마움을 표현한다. 잘못을 저지르면 "밥도 없을 줄 알아!" 하고 혼난다. 아프면 "밥은 꼭 먹어"라고 걱정하고, 근심이 있으면 "밥이 안 넘어간다"고 말한다. "밥값은 해야지"라며 열심히 일하고, 바쁠 땐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며 한탄한다. 우리는 밥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민족이다.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중에서)
1. 콩나물덮밥 - 콩나물 300g을 씻어 끓는 물에 3분간 데친 후 체에 밭쳐 식힌다. 삶은 물 1/3 컵을 받아둔다. - 양파 50g은 0.5cm, 대파 한 대는 5cmx0.5cm, 당근은 0.5x0.5cm으로 채 썬다. - 달군 팬에 식용유 1T를 두르고 양파, 대파, 당근을 넣어 1분간 볶는다. - 양념(고춧가루 2T, 다진 마늘 1/2T, 맛술 1T, 굴소스 1T, 고추장 1T, 설탕 1t, 국간장 1t, 위 콩나물 데친 물) 넣고 1분간 볶다가 콩나물을 넣고 1분간 더 볶은 후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조금 더 볶는다.
2. 돼지고기 김치찌개 인터넷에 있는 '백종원 김치찌개'를 참고해서 만들었다. - 돼지고기(200g)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들기름에 볶는다 - 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썰어놓은 김치 400g을 넣고 충분히 볶는다. - 다진마늘 1T, 설탕 1/2T, 고춧가루 1T를 넣고 볶는다 - 적당량(재료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국간장 1T, 새우젓 1T를 넣고 중불에서 끓인다. - 김치가 푹 익고 국물이 걸쭉해지면 적당량의 대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3. 밤죽 밤을 쪄서 속을 파낸 것과 밥에 물을 넣어 끓였다. 밥 대신 찹쌀을 불려 갈아 넣으면 더 좋다고 한다. 정확한 개량은 하지 않았고 필요도 없다. 밤도 밥도 이미 익은 것이므로 한번 끓으면 소금으로 간을 하고 취향대로 꿀을 넣어 단맛을 조정한다.
4. 카오팟(태국식 볶음밥) 태국식이라 했지만 특별한 건 없다. 닭고기 남은 것과 달걀을 넣은 볶음밥에 태국에서 사온 소스를 넣은 것이다. 구태여 태국 소스를 넣지 않아도 좋을 듯했다.
5. 가지볶음차 누나가 말린 가지를 잘게 썰어 가지차를 만들어 마시라고 보내주었다. 아내가 그것을 달군 팬에 볶아 뜨거운 물로 우려냈다. 은근히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6.감자채치즈달걀전 아내는 감자를 좋아한다. 전도 좋아한다. 두 가지를 합친 감자전은 좋아할 수밖에 없다. 감자를 채 썰어 볶다가 편 후 달걀을 풀어 붓고 슬라이스 치즈를 올려 익힌 후 반으로 접는다. 가끔씩 아침으로 먹는다.
7. 고등어무조림 고등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생선이다. 그대로 구워 먹어도 좋고 김치에 넣어 찌개를 끓여도 무와 함께 졸여 먹어도 좋다. 아내는 생선 보다 양념이 배인 무를 좋아한다.
- 고등어 2마리를 손질하여 우유에 잠시 재운다 - 무 300g을 먹기 좋은 크기로 큼직큼직 썬다 - 양파 반 개를 채 썰고, 홍고추 1개 청양고추 1개를 어슷하게 썬다. 대파도 적당한 크기로 썬다. - 양념(고춧가루 2S, 다진 마늘 1S, 진간장 4S, 참치액 3S, 생강술 3S, 설탕 1/2S, 후추)을 만든다. - 냄비 바닥에 무를 깔고 양념장을 올린다. 그 위에 고등어를 올리고 양파 등을 넣는다. - 물 400ml를 붓고 적당히 졸인다. 마지막으로 대파와 고추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 이상 C는 컵(200ml), S는 밥숟가락, T는 큰술(테이블 스푼), t는 작은 술(티 스푼) * 별도 표기 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경우 2인분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