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단상 결코 그럴 수 없다 장돌뱅이. 2025. 2. 2. 08:25 그가 다시 돌아오면계엄의 밤이 도래하겠지번득이는 총구가 우리를 겨누고의인들과 시위대가 '수거'되겠지광장과 거리엔 피의 강이 흐르고사라진 가족과 친구를 찾는 언 비명이 하늘을 뒤덮겠지그가 다시 돌아오면살림은 얼어붙고 경제는 파탄 나겠지우린 갈수록 후진국으로 추락하겠지오가는 사람도 드문 스산한 밤거리엔총소리 군홧발 소리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계엄군이 내 가방을 뒤지고 신상을 털겠지그가 다시 돌아오면남북이 충돌하고 전쟁이 돌아오겠지자위대가 상륙하고 미군이 연합하고긴 내전과 숙청의 날들이 이어지겠지숨어있던 친일파들이 나라를 팔아먹고광복 80년 만에 이 땅은 다시 빛을 잃겠지그가 다시 돌아오면모든 방송과 언론과 유튜브에선검열된 이슈와 재미와 조작으로눈과 귀를 가리며 관심을 돌리겠지김건희의 국빈 행사와 일상을 띄워대며패션과 미담의 화제거리로 도배되겠지그가 다시 돌아오면 자유도 민주도 선거도 의회도 삭제되겠지빛을 들고 나선 이들이 샅샅이 색출되고단 몇 줄 올린 글로 검은 제복이 찾아오겠지너 좌빨이지, 불순분자지, 완장을 찬 극우대의광기 어린 폭력에 숨도 못 쉬겠지아아 그가 다시 돌아오면저들이 살아서 돌아오면,버젓이 권좌에 도사린 채내란을 지속하고 내전을 불지르는 자들지금, 빛으로 끌어내 처단하지 않는다면지금, 뿌리채 뽑아내 청산하지 않는다면- 박노해, 「그가 다시 돌아오면」- (나눔문화, www.nanum.com )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