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로원1 이 봄을 노래 부르세 2 고등학교 시절 나이가 지긋한 한 선생님이 말했다. "요즘 노래는 낭만이 없어. '그건 너 그건 너' 삿대질할 것 같지 않나,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하면서 악을 쓰질 않나?"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우리 중 하나가 물었다. "그럼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낭만이 들어간 노래는 어떤 겁니까?" 선생님은 대답을 노래 한 소절로 대신했다.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대중가요래도 뭐 최소 이 정도는 되야지!" 남으로 오는지, 남에서 오는지 지금 봄바람은 하루가 다르게 봄꽃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 같다. 산책길에 만난 개나리는 하루 전 강변에서보다 더 노랗게 호숫가를 물들이고 .. 2024. 3.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