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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용마산 자락길

by 장돌뱅이. 2024. 5. 4.

용마산자락길은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이나 면목역에서 접근이 편리하다.
지하철 역에서 나와 마을버스를 타면 되지만 날씨가 매우 좋아서 아내와 나는 걸어서 갔다.
용마산 자락길은  2.2.km의 데크길이 산 중턱까지 이어져 있다.
천천히 걸어서 왕복에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원래 용마산이 높지 않고 그나마 자락길은 마을 가까이에 있지만 길을 따라가다 보면 연초록의 나뭇잎이 이미 무성하여 마치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끔씩 핸드폰으로 트로트 노래나 뉴스를 크게 틀고 지나가는 사람들만 없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요즈음 여기저기 아내의 체력에 적당한 길을 찾아 걷는다.
거친 숨을 몰아쉬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길이어서 가끔씩 손을 잡아보기도 좋다.
연애 시절 손 끝에서 느껴지던 짜릿함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대신에 포근하고 따뜻함이 세월이 주는 두터운 신뢰와 함께 전해온다. 돌이켜보면 젊은 시절부터 지금의 '복지관 커플'이 되기까지 늘 그렇게 걸어온 것 같다. 일상의 시시콜콜과 아웅다웅을 슬기롭게 넘어온 것은 아내 덕분이다.

아내의 닳은 손등을

오긋이 쥐고 걸었다
옛날엔 캠퍼스 커플
지금은 복지관 커플

- 성백광, 「동행」-

이 시는 한국시인협회와 대한노인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노인 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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