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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의 한 이슬람사원. 흰색의 사원이 정갈하다. 그 속에 할머니의 믿음을 아직 알지 못하는 철부지 손자는 지루해 보인다. (2004년 7월) 2005. 2. 19.
두 가지 풍경 지구 상의 모든 나라처럼, 아니 조금은 더 극명하게 인도네시아에는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한다. 현대식 호텔과 주택, 그리고 이른바 '명품'들이 즐비한 쇼핑몰과 비만 내리면 물이 차오르는 뒷골목. 2005. 2. 18.
인도네시아의 탈 것 1. 베트남에선 씨클로라고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선 베짝(BECAK)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인 수라바야에도 아직 존재하는 교통수단이다. 2. 아래 사진은 수도 자카르타에 아직도 존재하는 바짜이(BAJAI)의 모습이다. 세태에 밀려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3. 버스와 오토바이 동남아의 많은 나라가 그렇 듯 오토바이는 대도시에서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이다. 2005. 2. 18.
수라바야 SURABAYA 귀국 비행기 안에서 창을 통해 본 풍경. 멀리 3천미터가 넘는 ARJUNO산의 실루엣이 보인다. 선명하지 않아도 파스텔톤으로 잡힌 저녁 무렵이 마음에 든다. 귀국길이라 더 그랬을 것이다. (2002년 5월) 2005. 2. 18.
여행에 대한 잡담 2. - 소심한 사람의 여행 내가 아주 어릴 적 큰누나는 가끔씩 나를 업고 어를 때마다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애기는 이다음에 커서 비행기를 많이 타고 다니는 훌륭한 사람이 돼라.” 비행기를 타는 것과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전혀 등식이 성립될 수 없는 관계지만 50년대 말 한국 사회에서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린 소녀가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성공의 상징은 ‘비행기를 타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큰누나의 기원 덕분인지 나는 보통 사람들의 평균치보다는 비행기를 많이 타고 다니는 장돌뱅이가 되어 있다. 그러나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고 훌륭함은 더더욱 아득하다. 그래서 나는 큰누나를 볼 때마다 불평을 해댄다. 마치 오늘의 나의 경제적 무능력이 누나의 잘못된 기원 때문인 것처럼. “기왕지사 비나리를 .. 2005. 2. 18.
여행에 대한 잡담 1. - 서두르지 않아야겠다. 얼마 전까지 국내건 해외건 내게 있어 여행은 다분히 양적 축적을 위한, '달리는 말에서 산을 보는' 식의 바쁜 일정을 의미했던 것 같다. 어떤 지역을 가볼라치면 계획 단계부터 시간을 10분 단위로 쪼개 빡빡한 일정을 만들고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그 일정에 따라 그야말로 강행군을 하였던 것이다. 식구들에겐 시간이 한정된 직장인이 여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이것밖에 더 있겠냐고 설득을 시켰고 아내와 딸아이도 그런 논리에 대체적으로 긍정하는 편이었다. 일테면 소중한 시간을 쪼개서 왔으니 가능한 한 많이 보고가야 본전 뽑는 일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어떤 때는 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숙소에 들면 단 몇 마디라도 정리를 해볼 틈이 없이 피곤함에 쓰러져 자고, 이튿날 아침 서둘러 일어나 우.. 2005. 2. 18.
울산 시절 6. - 영화 『캐스트 어웨이』 주인공은 비행기나 배를 타고 가다 예상치 못한 악천후에 휘말린다. 대개의 경우 칠흑 같은 어둠 속이다. 번쩍이는 번갯불 사이로 거센 빗줄기가 드러난다. 비행기는 바다로 추락하고 설상가상으로 산더미 같은 파도가 덮쳐온다. 의식마저 희미해져 가는 주인공의 얼굴이 FADE-OUT된다. 다음에 이어지는 화면은 언제나 맑고 잔잔한 해변가에 의식을 읽고 쓰러져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다. ‘신성일・엄앵란의 해변 달리기’ 장면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는 영화의 장면은 언제나 이렇게 상투적이다. 좀더 다른 방식은 없을까? 영화 『SIX DAYS SEVEN NIGHT』의 해리슨 포드가 그랬고 『캐스트 어웨이(CASTAWAY)』의 주인공 ‘척’(톰 행크스)도 그렇다. 표류하기 전까지 그는 일분, 일초를 다투.. 2005. 2. 16.
울산 시절 5. - 영화 『집으로 가는 길(THE ROAD HOME)』 여러 가지 재료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여 진귀한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사를 대가라고 한다면 흔하디 흔한 일상의 재료를 가지고도 맛깔스러운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리사도 대가일 것이다. 아내와 함께 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장이모우 감독의 『집으로 가는 길』이란 중국 영화는 그 후자에 해당되는 경우다. 시골학교. 새로 부임온 총각 선생님을 좋아하며 애태우는 청순한 시골 아가씨 디(장쯔이). 이런 설정과 이야기는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란 노래에서부터 얼마 전 보았던 전도연 이병헌 주연의 영화 『내 마음의 풍금』’에 이르기까지 흔하다. 이런 상투적 소재를 가지고 장이모우 감독은 상큼한 사랑이야기 한 편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풍경이 아름답다. 언덕을 돌아가는 시골길과 푸른 언덕, 누렇게 익어.. 2005. 2. 15.
울산 시절 4. - 영화 『공동공비구역』 JOINT SECURITY AREA. 줄여서 JSA라고 한다는 것을 영화를 보며 처음 알았다. 판문점 내 공동경비구역은 군사정전위 본부지역 회담장을 중심으로 한 지름 8백m의 원형 지대라고 한다. 영화는 이 구역 내의 다리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남북한 경비병들 간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밤 북측초소에서 총소리가 울리며 인민군 둘이 살해당한다. 이 사건을 놓고 남북의 주장은 정반대로 엇갈린다. 남쪽은 이수혁 병장(이병헌)이 북측에게 납치됐다 탈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는 반면 북측은 현장에서 팔에 총상을 입은 채 살아남은 인민군 중사 오경필(송강호)의 증언을 토대로 남측에서 기습공격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책임 수사관으로 (6・25 전쟁 뒤 제3국을 택한 인민군 장교 출신의.. 2005.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