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길만 걸어요1 꽃길만 걸읍시다 "갑자기 먹고 싶은 게 생각났어." 텔레비전에서 타이베이 여행기를 보다가 아내가 말했다. 타이난 (臺南)지역의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올 때였던 것 같다. "어떤 거?" "오징어볶음과 파스타, 그리고 딤섬" 딤섬은 사먹어야 하지만 나머지 두 가지는 내가 만들 수 있는 음식이라 망설일 필요가 없다. "오케이! 장을 봐다 바로 만들어 줄게." 막연한 '맛있는 거'보다 구체적인 목표 메뉴가 있는 것이 음식을 준비하는 쪽에서는 훨씬 편하다. (부엌을 접수하기 전 나는 '맛있는 거 좀 해줘'라고 막연한 요구를 자주 던져 아내를 괴롭힌 바 있다.) 혼자 있을 때 사람들은 대개 '아무거나' 먹는다. 냉장고를 뒤져 짜투리 음식들을 모아 비벼 먹으며 재고정리를 하거나 라면 따위의 즉석식품으로 때운다. 어떤 음식이 '먹고 .. 2023. 11.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