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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12

제주행3 - 지독한 사랑 두 가지 - 김영갑 김영갑. 죽을 만큼 제주도를 사랑한 사람. 일생을 두고 제주도에 전율한 사람. 한라산이 제주도고 제주도가 한라산이듯 그가 제주도고 한라산인 사람. 나는 무엇에 그토록 절실해본 적이 있던가. *위 사진 : 생전의 김영갑(두모악갤러리 팜플렛에서 재촬영) 두모악갤러리에 걸려있는 시인 정희성의 글을 옮겨본다. " ---------------------------------------------- 어머니 젖가슴 같은 오름과 소리쳐 울 때가 더 아름다운 제주 바다를 처음 만나곤 열병을 앓았다. 지독한 사랑의 시작이었다. 소름 끼치는 그리움 때문에, 샛살림 하듯 오가는 것으론 갈증만 더 할 뿐이어서 서울살이를 접고 아예 제주에 둥지를 틀었다. 1982년부터 3년 동안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제주사진을 찍던 끝에 내린 .. 2012. 5. 9.
제주행2 - 작아지는 섭지코지 작아지는 섭지코지 ================= 밤새 바람이 드세게 불었다. 바람소리만으론 태풍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제주에서는 바람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라지만 비까지 몰아치니 계획했던 다랑쉬오름은 포기를 해야 했다. 올레길을 걷는 것도 적절한 방법이 아니었다. 바람을 따라 비가 우산 밑으로 들어오는 터라 장시간 걷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위 사진 : 비바람이 몰아친 덕에 일정 조정이 불가피했다. 대안으로 김영갑갤러리와 이중섭미술관을 목표로 잡았다. 가는 길에 잠시 신양리에 있는 섭지코지에 들려보았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언덕으로 오르는 동안에 바람은 여전했지만 다행히 비가 멈추어 주었다. *위 사진 : 협자연대 앞에 선 딸아이 섭지코지는 ‘좁은땅’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언덕 끝.. 2012. 5. 8.
제주행1 - 나의 첫 올레길 성산 가는 길 조천 바닷가 축대 위에 연북정(戀北亭)이 있다. 그 옛날 제주로 파견된 관리나 권력 다툼에 밀려난 유배인들이 떠나온 곳과 자신을 내친 권력에 대한 충정과 사랑이 아직 변치 않았음을 시위하던(?) 장소라고 한다. ‘북에서 온’ 그들에게 제주는 어떤 곳이었을까? 변방에 버려진 처지지만 끝내 뼈를 묻고 싶지는 않은 곳? 아름답기는 하지만 척박한 곳? 한양에서 새로운 소식만 뜨면 곧바로 떠나야 할 곳이었을까?. 그래서 수많은 관리들이 이 섬에만 오면 그렇게 유난스러운 폭정으로 백성들을 수탈했던 것일까? 제주도를 “삶과 자연이 한 뭉수리로 얽힌” 현장으로 인식하고자 할 때 중요한 것은 연북정의 ‘북쪽 사람’들이 묻는 제주의 의미가 아니라 제주도와 그 속에서 살아온 제주 사람들이 묻는 ‘북’의 의미가.. 2012.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