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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49 - 박지원의 「극한(極寒)」과 이육사의 「절정」

by 장돌뱅이. 2016. 7. 11.


 

어제 오늘 참 더운 날씨입니다.
백 미터만 걸어도 진한 육수?가 흐르네요.

글을 읽어 더위를 물리치는 건
그야말로 책 속에서나 만날 수 있 불력을 쌓은스님이나
빈틈없이 꼿꼿한 품성의 옛 선비들이나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기왕지사 읽어야한다면 시원한 글귀가 들어 있는 시를 읽어
상상 속에서나마 조금이라도 더위를 피해보고 싶네요.

우선 고른 시의 제목이 「극한(極寒)」이라는데,
겨울날 북한산 능선에서 서울을 둘러보면
시가 그린 풍경이 잡힐까요?
더불어 쨍한 추위와 함께.

   북악은 창끝처럼 높고                         北岳高戌削

   남산의 소나무는 검다                         南山松黑色

   송골매 지나가자 숲이 숙연하고           過林木肅

   학 울음에 넓은 하늘이 푸르다             鶴鳴昊天

 


시 하나 더
.
이육사의 「절정」.
 
직접적으로 자연을 읊은 시는 아니지만 
"북방으로 휩쓸려"
"하늘도 지쳐 끝난 고원"의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선다는 상상만으로
몸을 오싹 긴장하게 만드는.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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