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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435

경북 청도 소싸움.(2005년 3월) 몇 해 전부터 청도가 고향인 지인으로부터 소싸움 축제를 보러오라는 제의를 받아왔으나 이런저런 일로 미루기만 하다 올해는 마음 먹고 아내와 다녀왔다. 처음 본 소싸움. 생각보다는 볼 만 했다. 짧게는 10분 안팎에서 길게는 한시간도 넘게 소들은 머리를 맞대고 거칠게 싸웠다. 지칠수록 혀가 길게 나오고 침이 허옇게 흘렀다. 두 소중 하나가 마주대었던 고개를 빼고 등을 돌리는 순간, 싸움은 끝나고 소는 거짓말처럼 '글래디에이터'에서 원래의 양순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싸움소는 모두 숫소라고 한다. 소들이 싸우게 하는 적개심(?)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본능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반복 교육의 효과인지는 모르겠다. 그 어느쪽이던 싸움장 밖에 매어놓았을 때는 서로에게 무관심하던 소들이 어떻게 싸움장 안으로만 들어오.. 2005. 3. 31.
남한강변의 옛 절터 어느 덧 겨울의 초입이다. 지난 계절의 무성하던 이파리들을 다 떨군 나무들이 가느다란 가지만으로 찬 바람을 견디고 있다. 들도 산도 텅 비어만 간다. 날마다 점점 더 기온은 내려갈 것이고 머지 않아 눈도 내릴 것이다. 마음을 열고 세상을 보면 경이롭지 않은 계절이 없고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요즈음은 내가 특히 좋아하는 시기이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좋고 그 하늘을 받들고 선 나무들이 좋다. 혹독한 계절을 견디기 위해 버릴 것을 다 버리고 앙상한 가지만으로 버티고 선 나무들은 이 계절만이 주는 감동이다. 헐벗은 나무들은 세한도 속에서 읽혀지는 옛 선비의 정신처럼 꼿꼿하고 당당해 보인다. 아내와 함께 초겨울의 문막 근처 남한강변의 옛 절터를 돌아보았다. .. 2005. 2. 26.
남이섬의 가을. * 위 사진 : 남이섬과 선착장, 대부분의 승객이 중국인이었다. 남이섬은 원래 홍수 때만 섬이 되던 곳이었으나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십사 만여 평의 작은 섬이 되었다. 행정구역 상으로 남이섬은 강원도 춘천시 남면 빙하리로 되어 있는 강원도 땅이다. 그럼에도 흔히 우리는 그곳을 경기도 가평 땅으로 착각을 하곤 한다. 그 이유는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는 장소가 경기도 가평에 있기 때문이다. 원래 빙하리 사람들이 밭을 일구어 농사를 짓던 땅이었는데 60년대 중반 한 관광회사에서 섬을 사들여 잔디와 나무를 심고 오솔길을 만들어 놀이터로 개발을 하였다. 그때 이 섬에 남이장군이 묻혀있다는 전설이 담긴 돌무더기가 있었는데, 관광회사에서 흙을 덮어 봉분을 만들고 주변을 번듯하게 꾸몄다. 섬 이름인 남이섬도 거기에.. 2005.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