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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1200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6 Hotel Siam@Siam Pattaya의 빅피시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타이쿠킹스쿨에 참가했다. 세 가지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선택했다. 쿠킹스쿨에서는 쏨땀 (Spicy papaya salad), 똠얌 꿍 (Thai spicy soup with shrimp), 팟타이 꿍 (Stir-fried rice noodle with bean sprouts & prawns)을 만든다고 알려왔다. 저하에게 자극적인 맛의 솜땀과 똠양꿍은 먹기가 힘들 것 같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일단 팟타이를 먹으라고 하고 정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 그곳 식당에서 별도로 주문을 해줄 생각이었다. 교육을 담당한 요리사는 인도네시아 출신 난낭(Nannang) 씨였다. 우리도 인도네시아에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하니 무척 반가워하.. 2023. 7. 8.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5 아내와 내가 스노클링을 처음 해본 건 코끼리 타기처럼 딸아이가 지금의 저하 나이인 30여 년 전 인도네시아 뿔라우 스리브(Pulau Seribu)에서였다. 지금은 그곳 바닷속 모습이 많이 망가졌다고 하지만 그때는 예쁜 산호들 사이로 알록달록한 열대 물고기들이 떼 지어 헤엄을 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던 곳이었다. (*이전 글 참조 : 딸아이의 어린 시절 4 - 천 개의 섬 ) 아침에 호텔에서 픽업차량을 타고 오션 마리나 선착장으로 가는 동안 나는 30여 년 전의 그때를 떠올렸다. 아침 분위기도 길거리의 모습도 그때와 비슷했다. 딸아이 대신 저하가 있는 것만 달랐다. 지나고 보면 빠른 세월이다. 예전 딸아이에게 그랬듯 저하와 손을 잡고 스노클링을 하며 아름다운 바닷속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파타야 인근에서 .. 2023. 7. 8.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4 저하와 여행을 계획하면서 호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 몇 가지 일정을 더 생각했다. 매일 수영만 반복 하기는 (실제로 매일 하기는 했지만) 너무 단조로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태국에서는 여행에 관해 상상하거나 욕망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상품이 되어 존재한다. 검색 끝에 파타야에서 저하에게 적합한 추가 활동으로 코끼리 타기와 스노클링(바다수영), 그리고 쿠킹스쿨에서 요리하기, 이렇게 세 가지를 정했다. 문제는 날씨였다. 태국은 송크란이 지나 바야흐로 우기철. 여행을 가기 전 매일 파타야의 날씨를 검색했다. 구글을 비롯하여, AccuWeather, Weather Channel 등등. 일기예보는 각각 조금씩 다른 듯 같았고 같은 듯 달랐다. 구름만 표기되어 있는 것보다는 구름과 해가 같이 그려있는 .. 2023. 7. 7.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3 유수풀 - 워터슬라이드 - 파도풀. 저하는 여행 내내 세 곳을 번갈아 가며 쉬지 않고 흘러가고 미끄러지고 출렁거렸다. 함께 따라다니다 가끔씩 갑자기 저하를 안으면 품 안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렸다. "안 돼요. 빨리 저기 가야 돼요!" 미리 말을 하고 다가서면 사력을 다해 수영으로 도망을 갔다. 성큼성큼 쫓아가서 다시 꼭 안으면 저하는 싱싱한 물고기처럼 요동을 쳤다. 팔과 가슴에 전해지는 그 작은 꼼지락거림이 좋아서 자꾸 안아 보고 싶었다. 저하도 말과는 달리 그리 싫지만은 않은 기색이었다. 웃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라 영혼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라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중에서 - 2023. 7. 6.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2 스페이스 호텔의 수영장에는 저하에게 3개의 놀이터가 있다. 물이 흐르는 풀(유수풀)과 물미끄럼틀(워터슬라이드), 그리고 파도가 치는 풀장이다. 저하는 잠시도 쉬지 않고 세 곳을 교대로 옮겨 다녔다. 나는 저하를 근접 경호(?) 하며 함께 놀았다. 가끔씩 아내가 역할을 교대했다. 유수풀은 숲 사이로 흐르는 물로 이어져 계속 따라가면 원점으로 돌아오는 형상이었다. 물의 깊이는 1미터로 일정해서 어린아이들에겐 최적이었다. 곳곳에 안개가 뿜어져 나오거나 동굴과 폭포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저하는 그런 코스를 지날 때마다 마귀나 독거미와 싸우는 상상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지어냈다. 물에 떠내려 가는 나뭇잎을 헤엄쳐 구해내(?) 소중한 보석처럼 손에 쥐고 다녔다. 나는 가끔씩 물속으로 잠수하여 저하의 다리를 낚아채며.. 2023. 7. 5.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1 2017년 아직 손자저하가 채 한 살이 되기 전 방콕을 여행한 적이 있다. 출산과 육아로 고생을 한 딸과 사위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의미에, 손자가 태어나면 열대의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싶다는 아내의 오랜 소망을 담은 여행이었다. 나는 인천공항 출발 라운지에서부터 돌아와 공항에서 헤어질 때까지 캥거루처럼 저하를 앞에 품고 다녔다. 손자도 나만 바치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식구들은 아마 전생에 연인 관계인 것 같다고 킥킥거렸다. 품 안에서 꼼지락거리는 저하의 몸짓과 옹알거림은 감미로웠다. 저하는 그 뒤로 우리(아내와 나, 딸아이네)와 마카오를 여행했고 제 부모와 서너 번의 해외여행을 더 했다. 그리고 하늘길마저 정지시킨 코로나가 왔다. (코로나 시기에 태어난 둘째저하는 제 형과 같은 여행 경험을 할 .. 2023. 7. 3.
어린이대공원 어린이대공원 정문을 들어서면 오른쪽 갈래길 한쪽 야트막한 담장 아래 옛 왕릉에서 보았던 석조물들이 다소 어수선하게 늘어서 있다. 나는 그것을 공원을 찾는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마음대로 추측했다. 그렇다면 좀 더 가깝게 볼 수 있도록 출입을 자유롭게 할 일이지 통제선은 뭐 쳐 놓은 걸까 불만스럽게 여긴 적도 있었다. 문인석이나 무인석의 생김새도 여타의 왕릉과는 달리 유난스레 못 생긴 것도 불만을 부추겼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자주 산책을 가면서도 그냥 무심히 지나치는 곳이었다. 그곳이 대한제국의 황태자 이척(순종)의 태자비 민씨의 능(陵)이 있던 자리라는 걸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민씨는 열한 살의 나이에 여덟 살의 황태자와 결혼하여 1897년 황태자비로 책봉되었으나 1904년.. 2023. 6. 24.
부산 아난티코브 딸아이네와 함께 대전을 거쳐 부산 기장에 있는 아나티 코브로 4박 5일의 여행을 다녀왔다. 어디를 가건 손자저하들과 하는 여행은 똑같다. 놀고 먹고 자고 놀고 먹고 자고· · · · · · 아난티에서 지척에 있는 해동 용궁사나 오래전에 다니던 칠암해변의 붕장어, 대변의 멸치회는 잊어야 했다. 그래도 지루하진 않았다. 저하들과 노느라(모시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가 더 적절할 것이다. 나는 점점 힘에 부치고 저하들은 나날이 원기왕성해 지는 것이 문제일 뿐. * 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Track : Believe in Yourself - https://youtu.be/W_p_AX20YdY 2023. 6. 9.
경복궁의 현판 1 경복궁은 조선 초 한양을 도읍으로 정한 뒤 맨 처음 지은 궁궐이다. '경복(景福)'은 '큰 복'이라는 뜻이다. 『태조실록(太祖實錄)』에 따르면 한양 천도를 주도한 정도전은 '술은 이미 취하였고(旣醉以酒) 덕에 이미 배부르니(旣飽以德) 군자께서 만년토록(君子萬年) 큰 복을 누리소서(介爾景福)'라는 『시경(詩慶)』의 시를 외우며 새 궁궐을 경복궁이라고 이름 짓기를 청하였다(請名新宮曰景福)고 한다. 임진왜란 때 불이 탄 후 방치되었다가 1867(고종4)년에 중건되었으나 다시 일제에 의하여 건물 400여 칸이 철거되는 치명적인 훼손을 당하여 원형을 상실했다. 이후 경복궁 정면에 일제가 세운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면서 경복궁 복원 사업이 추진되어 강녕전, 자선당, 흥례문, 건청궁 등 여러 전각들이 복원되었다. .. 2023.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