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관계가 점점 심상치않아 간다.
관광은 물론이고 모든 교류가 얼어붙어 있는 상태다.
북은 '전면대결 태세 진입'을 공언한지 오래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했다.
남은 이에 맞서 전군에 대북 경계 강화 지시를 내리고
급기여 PS I전면 참여라는 초강경으로 맞서고 있다.
이럴 때 (없어야 하겠지만 만에 하나) 몇해 전 있었던 서해교전과 같은 비슷한 우발적
상황이 벌어지기라도 한다면 남북 당사자 간에 어떤 조정이나 통제 장치도 작동하지
않을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어린이문고로 나온 『백범 김구』를 읽으며 그 책의 제목이 떠올랐다.
어쩌면 우리가 북한을 대함에 있어 "정말 알아야할 모든 것"도
(아님 최소한의 것이라해도 마찬가지다.) 그 어린이문고에 있었다.
1948년 2월 중순에 김구는 '삼천만 동포에게 눈물로써 고함'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통일 정부 수립만이 우리의 살길임을 눈물로써 호소한 성명으로서, 이 성명은 많은
동포를 울렸다.
"......오늘에 있어 나의 유일한염원은 3천만 동포와 손목 잡고 통일된 조국, 독립된 조국의
건설을 위하여 공동 분투하는 것뿐이다. 이 육신을 조국이 바란다면 당장에라도 제단에
바치겠다. 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일을 취하여 단독 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력하지 아니하겠다. 나는 내 생전에 38 이북에
가고 싶다. 그쪽 동포들도 제 집을 찾아가는 것을 보고서 죽고 싶다. 궃은 날을 당할 때마다
38선을 싸고도는 원귀의 곡성이 내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
- 위 책에서 인용 -
그리고 4월 18일 북한 김일성과의 회담을 위한 그의 방북을 가로 막는 청년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들 말대로 공산주의자와 협상한다는 것이 소용없다 해서 아예 얘기조차
않는다면, 그러면 우리는 누구와 얘길 해서 통일을 해야 하지? 현실적으로 지금
북한 땅은 그들이 다스리고 있어. 그들과 얘길 않겠다는 건 아예 통일을 포기한다는 건데,
그렇다면 피를 흘리는 싸움을 통해서 해결하자는 말인가? 통일이 아니고는 우리는
살길이 없어! 단독정부를 세운다는 것은 나라를 영원히 갈라 놓는 일이야!"
- 위 책에서 인용 -
정말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도 알아먹을 간단한 이야기 아닌가?
그로부터 불과 2년 뒤 김구선생님의 염려는 한국전쟁이란
끔찍한 재난으로 현실화 되었다.
몇 해전인가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주변국과 평화를 유지하는 대신 북한에 적대적 의향이 없음을 확고하고 직접적인
방식 으로 천명 해야" 한다고 말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이 항구적으로 고립되고,
존재를 위협당한다고 느끼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럴 경우 "강경파가 군과 정책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것이 미국에만 해당되는 충고는 아닐 것이다.
피를 나눈 우리의 형제를 대하는 방식이 어째 먼 나라 훈수보다도 못한 것인지.
군사논리가 상식과 정치의 논리 위에 설 때 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이겠는가.
높으신 분들이여.
6월의 민주주의 함성이 어린 서울 광장에
'명박산성 씨즌2'를 쌓고
멀쩡한 강바닥 뒤집는 삽질 궁리나 하느라
손에 책을 잡는 일이 어려울 지라도
장마가 오기 전에
글자 크고 두께도 얇은 어린이문고판 한 권쯤은 읽어보시라.
지금도 늦지 앟았다.
당신들과 우리를 위해.
(20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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