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인 미국 사람들의 삶에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공간은 바로 쇼핑몰"이라는 모리스버만이라는 사람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우리 사회라고 쇼핑몰이라는 공간이
생활 속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작을리는 없겠지만
정치적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자기 의식이 희박하고
소비자와 고객으로서의 의식만은 강한 미국인들에게
쇼핑몰은 가장 중요한 삶의 공간, 즉 성소’(聖所)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아웃사이더이긴 하지만 그런 미국에 살아서인지
나도 아내와 함께 나도 한국에서보다 자주 쇼핑몰에 자주 가게 된다.
그럴 때마다 쇼핑몰의 엄청난 큰 규모에 놀라게 된다.
의류점이건 신발점이건 아니면 일상잡화를 파는 곳이건
만만하게 보이는 곳은 하나도 없다.
그곳엔 오직 상품과 고객과 판매자가
바코드만으로 충분한(?) 대화를 나룰 수 있는 곳.
특히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포장 단위의
(아내와 나, 두 식구가 유효기간내에 소화할 수 없는 정도로 큰) 크기에,
카트가 넘치도록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아내와 나는 늘 압도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구경이 목적일 때도 있다.
둘이 사는 단촐한 처지에 살 것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영원히 소비되지 않을 것 같은 상품들의 산더미를 보며
나는 왠지 조금은 두려워지기도 한다.
깔끔한 분위기에 직원들이 목소리는 경쾌하지만
그런 곳에서 나는 서먹해지곤한다.
딸아이는 나의 촌스러움이 문제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딱히 싫지도 않고.
(20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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