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증식 안부1 풍성한 가을 가을이 되니 시골에서 사는 겨레붙이와 지인들이 이것저것을 보내주었다. 내 손으로 농사를 지은 것도 아니면서 마치 내가 추수를 한 것처럼 가을이 풍성했다. 감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단감과 홍시를 사 먹고 나니 아내의 친구가 자기 밭에서 딴 대붕을 한 박스나 보내주었다. 귀촌을 한 누나는 육수를 내고 삼계탕에 넣을 수 있는 오가피나 엄나무에, 말린 토란 줄기, 고사리, 호박고지와 깨끗하게 씻고 말린 들깨를 보내주었다. 들깨는 재래시장의 방앗간에 가서 기피(去皮)를 하여 가루를 만들고 또 기름도 짰다. 그 들기름과 들깨가루로 고사리와 토란대를 볶아 밥상에 올렸다. '문제'는 밤(栗)이었다. 올해는 밤이 흔했다. 친정이 시골인 앞집 여주인에게서도 받고, 딸아이도 어디서 얻었다며 우리에게 나누어 주었다. 거기에.. 2023. 11.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