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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멕시코 및 중남미28

깐꾼 CANCUN에서 여행기에 옮기지 못한 아내 사진 몇장. 아름다운 깐꾼. 그리고 아내와 함께 보낸 시간들을 그리며. *2009년 12월 여행 2014. 10. 8.
바하마의 '날씨! 날씨! 날씨!' *위 사진 : 내가 꿈꾸던 바하마(출처 : SANDALS RESORT 홈페이지) 다시 또 토막 시간이 주어졌다. 미국 주재 말년에 생겨난 행운이라면 행운이었다. 기간이 길다면 평소 가기 힘든 먼 곳 - 일테면 남미 정도를 꿈꿔보겠는데, 4박5일로는 그럴 수 없었다. 처음엔 여행지로 보스톤을 생각했다. 겨울이라 춥기는 하겠지만 미국 생활 하면서 동부의 매서운 겨울 날씨를 경험해 보는 것도 괜찮을 성 싶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도시라는, 그렇지만 하바드와 M.I.T, 레드삭스와 셀틱스, 그리고 미술관(MFA)과 보스톤 심포니로 귀에 익은 도시를 걸어보고 또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백년 이래 최강의 추위와 눈보라가 미국의 북동부를 휩쓸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마저 얼어붙는 극한의 추위였다. 항공기의 .. 2014. 7. 11.
멕시코시티 (끝) 세상에서 가장 좋은 냄새 중의 하나가 빵 굽는 냄새다. 어릴 적 버스를 타고 청량리까지 나가 목욕을 마치면 아버지는 종종 ‘무슨무슨당(堂)’이라는 빵집으로 나를 데리고 가곤 하셨다. 같은 서울이라고 해도 내가 살던 동쪽 끝의 마을에는 목욕탕도 없던 60년대 중반의 이야기다. 무슨 빵을 먹었는지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지만 처음 빵집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온몸에 휘감겨오던 그 감미롭고 부드럽고 달콤한 냄새는 지금도 생생하다. 빵 냄새가 잘 나지 않는 현대식 프렌차이즈 빵집은 그래서 내게 큰 매력이 없다. 전날 저녁 숙소에서 가깝고 괜찮은 식당이 없을까 론리플래닛을 뒤적이다 보니 EL CARDINAL이라는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BREAKFAST IS A MUST”라고 강조하는 문구를 기억하여 뒷날 아침 식사.. 2014. 5. 6.
멕시코시티 4 소찌밀꼬 XOCHIMILCO를 가는 날이다. 아스떼까 사람들이 세운 도시 떼노치띠뜰란은 앞서 말한 대로 호수에 둘러싸여 있었다. 수백 년이 흐른 지금 호수는 육지로 변하거나 변형되었고 고대 도시는 세계 최고의 인구를 지닌 멕시코시티가 되었다. 그나마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는 곳이 소찌밀꼬이다. 소찌밀꼬란 아즈떼까 언어로 ‘꽃밭’이란 뜻이다. 그 옛날 중앙도시에 꽃과 야채를 보급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당시의 모습대로 좁은 수로가 섬 사이로 지난다. 현재 남아 있는 수로의 총 길이는 무려 180킬로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아즈떼까 사람들이 깊지 않은 호수의 바닥흙을 퍼올려 그 흙으로 밭을 만드는, 이른바 치남빠 CHINAMPAS 농법을 개발해낸 결과이다. 섬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고 꽃을 키운다... 2014. 5. 6.
멕시코시티 3 숙소 식당에서 메뉴를 보는데 수프의 메뉴 중에 메뚜기와 함께 나오는 수프가 있었다. 종업원에게 ‘메뚜기가 같이 나온다’는 말이 정확하게 어떻게 나온다는 뜻이냐고 했더니 수프에 기름에 튀긴 메뚜기를 뿌려서 나온다고 했다. ‘메뚜기 토핑 수프?’ 어렸을 적 메뚜기튀김을 먹어보긴 했지만 수프와의 조합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지라 조금은 엽기적이라 느껴졌다. 별로 내키지 않아 다른 것을 고르려고 했는데, 종업원이 메뚜기를 수프에 넣지 않고 별도의 그릇에 담아오겠다고 한번 시도해보라고 했다. 호기심에 시켜보았다. 수프의 맛은 평범했다. 메뚜기튀김도 어릴 적 먹던 그 맛이었다. 수프에 넣어 먹어보았는데 별로 어울리는 맛이 나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왜 이런 음식을 만드느냐는 질문에 종업원은 원래 옛날 멕시코인들이 메뚜.. 2014. 5. 6.
멕시코시티 2 멕시코 국기에는 독수리와 뱀, 그리고 선인장의 문양이 들어있다. 독수리가 뱀을 물고 선인장 위에 앉아있는 곳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 도시를 세우라는 신의 계시를 받은 아스떼까 LOS AZTECA 사람들의 전설에서 유래한다. 계시에 따라 아즈떼까 사람들은 지금의 멕시코시티의 중심인 소깔로 광장에 떼노치띠뜰란 TENOCHITITLAN 이란 도시를 세웠다. 지금은 육지이지만 당시에는 거대한 호수 속의 섬이었다고 한다. 떼노치띠뜰란은 번성을 구가하여 인구가 8만에 달했다고 한다 (15만 이상이었다고 주장하는 글도 보았다.)> 당시 스페인 최대도시의 인구가 4만5천명 정도였다고 하니 떼노치띠뜰란의 규모가 굉장했던 것 같다. 1519년 스페인의 꼬르떼스 HERNAN CORTEZ 라는 인물이 병사들을 이끌고 침략을 했.. 2014. 5. 6.
멕시코시티 1 오래 전 한국에서 덴젤워싱턴이 주연한 영화 “맨 온 파이어 MAN ON FIRE”를 아내와 함께 본 적이 있다. 멕시코시티를 배경으로 한 영화였다. 귀엽고 깜찍한 아역 배우 다코타 패닝도 나왔다. 덴젤워싱턴은 ‘멋지게’ 총질을 해대며 납치된 아이를 구해 냈다. 영화 서두에 멕시코시티(중남미?)에서 몇 분마다 한 번씩 납치와 살인이 벌어지고 있는가, 하는 통계가 내레이션으로 나왔다. 놀랍도록 높은 수치였다. 저런 곳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까, 싶었다. 많은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멕시코와 멕시코인은 대부분 마약이나 폭력과 관계된 범죄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사실 마약과 폭력은 멕시코의 가장 큰 문제이기는 하다. 지난 2009년 경제 위기 때 미국과 맞닿은 국경도시에서 일어나는 총기 살인의 빈도는 전 세계 비전.. 2014. 5. 6.
마추삐추 가는 길(끝) 마추삐추에서 기차를 타고 꾸스꼬로 돌아와 하루밤을 잤다. 이제 고지에 적응이 되었는지 고산증의 두통은 없었다. 일부러 빠르게 걸어보아도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익숙해질려니 떠나게 된 것이다. 너무 급작스럽게 떠나온 여행이었다. 미국생활을 정리하는 말년의 부산스런 일정 속에 가까스로 만들어 넣었던 것이다. 미처 제대로 준비할 시간이 없어 난생처음 가이드가 딸린 여행도 경험해 보게 되었다.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출발하는 것이 시차와 비행시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거라는 계산속에 오래 전부터 생각만 해온 터였다. 짧은 일정 때문에 염두에 두었던 띠띠까까 호수, 우유니 사막, 이과수폭포 등을 포함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욕심이야 원래 끝이 없는 것이므로 큰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인.. 2014. 5. 6.
마추삐추 가는 길5 밤잠을 깼다. 빗소리가 들렸다. 아니 빗소리 때문에 잠을 깼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하는 마음에 문을 열고 확인했다. 장대비였다.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하루 종일 날씨가 좋아서 일기예보가 틀린 것으로 생각하고 좋아했는데...... 하필 이번 여행의 절정인 마추삐추 MACHUPICCHU 를 오르는 날에 비라니! 이제 바랄 것은 한 가지. 비가 오려면 구름 한 점 남기지 말고 좍좍 쏟아져 밤사이 파란 하늘만 남는 것뿐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문을 열고 확인을 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비는 여전히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탁한 구름까지 낮게 내려와 호텔 건너편 산은 아예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하긴 이곳은 1년에 7개월 이상 비가 오는 곳이라고 했다. 확률 50% 미만의 행운은 없는 것이 정상이라고 누.. 201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