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15 방정식 1987년 4월 13일 헌법을 바꾸지 않고 임기를 마치겠다던 한 군부독재자는 유월항쟁을 맞이했다. 2024년 11월 대국민 담화에서오로지 임기를 마치는 것만 확실하게 말했던 사법독재자는 어떨까?(담화의 나머지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1979년 10월 4일 한 유명 야당 의원을 외신기자와 인터뷰를 빌미로 제명 처리했던 군부독재자는 그로부터 20여 일 후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했다.어제 야당 대표에게 부당한 사법적 판결을 내린 입력치에 대하여 지난 시절 경험했던 역사 방정식은 어떤 결과치를 도출할까?겨레여지금은 분명 거부할 때입니다우리의 양심이, 우리의 긍지가마땅히 거부할 때입니다이 속임수를 이 부도덕을이 모욕을 이 민족의 수치를······- 문익환의 시, 「지금은 분명 거부할 때입니다」 중에서 -.. 2024. 11. 16. 꽃은 여러 송이이면서도 한 송이 있어야 할 곳에 있느라 마땅히 있어야 할 또 다른 곳에 있지 못했다.손자저하를 돌보며 함께 >를 보는 시간에 촛불집회가 열렸다. 아내와 나의 '촛불꽃' 두 개는 뒤늦게 유튜브 조회수 두 개를 더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뉴스는 최근 집회 중에 가장 많은 '꽃'이 피었다고 전했다. 꽃은 여러 송이이면서도 한 송이한 송이이면서도 여러 송이나무도 여러 그루이면서도 한 그루한 그루이면서도 여러 그루내가 너에게 다가가는 모습한결같이 네가 나에게 다가오는 모습한결같이향기와 푸름과영원함은 그렇게꽃은 여러 송이이면서도 한 송이한 송이이면서도 여러 송이나무도 여러 그루이면서도 한 그루한 그루이면서도 여러 그루- 김명수, 「그렇게」- 2024. 11. 10. 우리를 자유케 하소서 우리를 자유케 하소서저들의 정당이 우리에게 자유를 안겨줄 리 없나이다저들은 이웃에게 거짓을 말하고서로를 이용하나이다저들의 거짓말이 수많은 라디오에서 되풀이되고비방으로 가득찬 저들의 글이 모든 신문지를 뒤덮나이다거짓을 꾸며대는 특별기관이 저들에겐 있아오며"선전은 우리의 힘, 우리는 선전으로 승리해 나가리라"이같이 말하는 저들이오다가난한 사람들 구박당하고억울한 사람들 서러워하니내 당장 일어서서그 사람들 원하는 자유를 주리라주님의 말씀이 이러하시니주님의 말씀은 선전의 말 아니오라깨끗하고 맑은 말씀이외다가는 곳마다 저들의 무기가 도사려 있고기관총과 탱크가 우리를 에워싸며주렁주렁 훈장 찬 살인자들, 우리를 모욕하고사교장에서 축배를 들며 날이면 날마다칵테일파티 속에서 생활하는 저들판잣집에서 흐느끼는 우리를 모욕하나.. 2024. 11. 3. 2024년 10월 푸껫 5 또 아침비.우기라 해도 비가 짧고 굵게 쏟아져서 여행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던 예전에 비해 이번 여행은 거의 장미비다. 구름은 온종일 물러가지 않고 정복자처럼 머물며 걸핏하면 비를 뿌려댄다. 이슬비부터 장대비까지. 어쩌겠는가. 베란다 의자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볼밖에. 똠양꿍 쌀국수로 Avani+ Mai Khao에서 마지막 식사를 했다.기존의 쌀국수 육수에 똠양꿍 맛을 내는 다진 양념(다대기)을 풀어 밍밍했다. 똠양꿍 라면 맛이 났다. 제대로 된 똠양꿍 육수를 끓이지 않을 바에야 차라리 그냥 쌀국수가 나을 뻔했다.식사를 마치고 짐을 꾸렸다.남쪽 까따비치에 있는 숙소 Mom Tri's Villa Royal(이하 몸트리)로 이동하는 날이다.대략 여행의 반이 지나간 것이다. 기사는 한 시간쯤 걸릴 거라고 .. 2024. 10. 27. 성문 앞에서 법을 세워라 저주받아라!너희, 공평을 뒤엎어 소태같이 쓰게 만들고정의를 땅에 떨어드리는 자들아.성문 앞에서 시비를 올바로 가리는 사람을 미워하고바른 말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자들아.너희가 힘없는 자를 마구 짓밟으며그들이 지은 곡식을 거둬 가는구나.너희는 돌을 다듬어 집을 지어도거기에서 살지 못하고포도원을 탐스럽게 가꾸고도거기에서 난 포도주를 마시지 못하리라."너희가 나를 거슬러 얼마나엄청난 죄를 지었는지,나는 죄다 알고 있다.죄없는 사람을 학대하며뇌물을 받고 성문 앞에서 가난한 사람을 물리치는 자들아!너무도 세상이 악해져서뜻있는 사람이 입을 다무는 시대가 되었구나."살고 싶으냐?악을 버리고 선을 행하여라.너희의 말대로만군의 하느님 야훼께서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악을 미워하고 선을 사랑하여라.성문 앞에서 법을 세워라... 2024. 10. 20. 관심없다, 방 빼! 이른 봄 남쪽 어느 기슭의 절에서 누군가 꼭두새벽에 나무를 심었건 파냈건 그 뿌리가 지들끼리 엉켰건 용산까지 뻗었건 누가 누구를 너희에게 먼저 소개했건 제 발로 걸어 들어와서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건 오래 만났건 아니면 힐끗 지나쳤건 금배지 장사에 밑천을 댔건 얼굴마담만 했건 '하늘'공과 인생을 논했건 장례식 조문을 결정했건 멀쩡하던 길이 휘어져 너희 집 뒷간을 지났건 안방 구들장을 파고들었건 마약 밀수에 해병과 이태원의 죽음에 관여를 했건 방관을 했건 12시에 때려 만든 주식(株式) 요리를 주식(主食)으로 삼았건 주식(酒食)으로 먹고 마셨건 에코백 속에 넣은 디올백으로 김영란과 친해졌건 척을 졌건 멤버를 YUJI 했건 독도를 '안 YUJI' 했건 아내에게 그런 말을 할 처지가 아닌 게 배겟머리 송사이건.. 2024. 10. 13. 월동준비 살아다오!살아다오!우리 살이 길을 따라 수척해 갈지라도아침 빛은 마을에서부터 밝아 오니하늘은 넓고인간은 영원하리 - 박병태 유고집,『벗이여 흙바람 부는 이곳에』중에서(「가을걷이」 부분) -날씨가 맑고 상쾌한 이 가을에 끝내야 할 일이 있다.가을걷이는 월동준비다.더 추운 겨울이 오기전에 서두르자. 2024. 10. 6. 폭염은 참을 수 있지만 요양병원이, 주식이, 길이, 디올빽이, 국가기록물이, 권익위가, 공수처가, 방송위가, 뉴스가, 기자가, 신문이, 검찰이, 법원이, 독립기념관이, 세금과 경제가, 집값과 과일 값이, 그린벨트와 한강이, 통일과 평화가, 국가와 민족의 자존심과 생존이···모든 게 다 썩어도뻔뻔한 얼굴은 썩지 않는다- 최승호, 「방부제가 썩는 나라」 -하지만 촛불은 썩지도 꺼지지도 않는다. 2024. 8. 10. 그래서 너흰 아니야 인사만사(人事萬事)는 그 '인사'가 인사(人師) 일 때 쓰는 말이다.적어도 유효기한이 지나 스스로가 이미 용도 폐기된 사실을 자각조차 하지 못하는, 그런 과거를 부끄러움으로 돌아볼 줄도 모르는 '인사'는 아니다. 그들을 부른 그도, 부른다고 오는 그들도.부끄러움은 인간만이 지닌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다.그런 인간 고유의 정체성을 포기한 무능력은 비판과 도태의 대상일 뿐이다. 2024. 8. 4.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