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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3

오늘이 바로 그날! 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나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깊은 침묵을 좋아한다 나는 빛나는 승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의미 있는 실패를 좋아한다 나는 새로운 유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고전과 빈티지를 좋아한다 나는 소소한 일상을 좋아한다 그래서 거대한 악과 싸워나간다 나는 밝은 햇살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둠에 잠긴 사유를 좋아한다 나는 혁명, 혁명을 좋아한다 그래서 성찰과 성실을 좋아한다 나는 용기 있게 나서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떨림과 삼가함을 좋아한다 나는 나 자신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를 바쳐 너를 사랑하기를 좋아한다 - 박노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야 이외에도 많다. 아내와 마주 보고 커피 마시기, 음악 듣기,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있기, 동남아 호텔 수.. 2024. 4. 10.
'그녀'가 없는 자리 글 제목을 "'그녀'가 떠난 자리"로 했다가 '없는'으로 바꾸었다. '그녀'가 결코 스스로 떠난 것이 아니므로. 어린 시절 논두렁 사이 도랑물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나오면 종아리에 붙어 풀을 뜯어 문질러도 지겹도록 떨어지지 않던 찰거머리! 고은은 언젠가 "이 땅에서 아름다움은 싸움"이라고 썼지만 아름다움과 평화로 싸울 수 있고 축제도 분노의 표시가 될 수 있다는 걸 지난 몇 달간 광화문광장에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동안 나는 솔직히 언론에서 묘사하는 그런 찬사를 내심 여러번 의심한 적도 있었다. 드디어!!!!!!!!! "박근혜 없는 3월!" 따뜻한 봄이었다. 아내와 광화문광장에 나가보았다. 그동안 공식 집회 시간에 맞춰 저녁에만 나갔었는데 처음으로 낮에 간 것이다. 광장은 유난이 활기찼고 다채로웠다. 오고.. 2017. 3. 12.
내가 읽은 쉬운 시 56 - 신동엽의「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위 사진 : 참여사회 241호 사진 중에서 2016년 12월 9일 오후 4시 10분쯤 국회 앞 . 탄핵 결정 소식이 전해졌다. 거대한 환호성이 땅을 흔들었고 순식간에 축제가 시작되었다.. 나도 아내와 발을 구르며 함성을 질렀다. 생면부지의 옆사람과도 하이파이브를 나누었다. 눈물을 내비치는 사람도 있었다. 아침이슬과 불나비를 합창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잠시 생각했다. 사필귀정? 그러나 아직 '올바름(正)'의 종착역에 도착한 것은 아니다. 단지 먼 길로 통하는 작은 문이 열렸을 뿐이다. 이미 우린 그걸 경험한 바 있다. 1987년의 치열했던 항쟁을 '직선제 개헌'이라는 허울에 허망하게 넘겨버리지 않았던가. 그 이후의 역사는 우리의 소망처럼 흘러오지 않았다. 작금에 우리를 경악시킨 상상초월의 야만적.. 2016.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