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필리핀과 미얀마8 지난 여행기 - 2003필리핀 출장5(끝) 7. 세부 샹그릴라리조트산에서 내려온 우리는 술판으로 자리를 이어갔고 나는 밤11가 넘어서야 호텔로 돌아올수가 있었다.늦은 시간이었지만 샤워를 하고나서 나는 호텔의 이곳저곳을 산책했다. 바다는 검은 어둠으로 막혀 있었다. 파도소리만 들리는 바닷가에 잠시 앉아 있다가 수영장으로 와 의자에서 누워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구름이 흘러가는 사이로 별들이 지워졌다간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어떤 별은 일초에 지구를 일곱바퀴 반이나 돌 수 있는 빛의 속도로 달려도 수만년이 걸리는, 영원히 가볼 수 없을 만큼 멀리 있다는데 지금 여기에 누워 내가 볼 수 있는 저 별빛들은 얼마나 아득한 시간과 공간을 넘어 내게 오는 것일까? 무슨 인연으로 나는 이 낯선 곳에 누워 그들을 맞고 있는 것일까? 지금 내가 고개를 들어 잠시 만.. 2017. 9. 9. 지난 여행기 - 2003필리핀 출장4 6. 세부 CEBU아침 일찍 공항으로 나가 세부행 비행기를 탔다. 필리핀 인 S와 동행이었다. 그와 함께 세부에 있는 그의 에이젼트와 미팅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부엔 나의 절친한 후배가 한명 살고 있다. 십년 간 잘 다니던 우리나라 대기업 직장을 그만두고 중국으로 건너가 몇 년인가를 머물더니 느닷없이 필리핀으로 옮겨 마닐라를 거쳐 세부에 자리를 잡으면서 공부와 일을 하고 있는 다소 괴짜같은 인생을 사는 후배였다. 세부에서의 첫 비즈니스 회합에 더하여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세부는 오랜 전통을 가진 남부 필리핀의 항구 도시이다. 1521년 스페인 원정대의 마젤란이 도착했을 때 이미 “태국과 중국, 아라비아에서 온 많은 선박들이 있었다”고 기록은 전한다. 지금도 세부는 필.. 2017. 9. 8. 지난 여행기 - 2003필리핀 출장3 5. 마닐라 식당이번 출장 중 마닐라에서 두 번의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나는 두 명의 필리핀인 S와 G에게 안내를 위임했지만 필리핀 음식을 희망했다. 그들의 안내로 가 본 곳이 IHAW-IHAW와 KAMAYAN이었다. 필리핀 음식에는 말레이 족의 음식을 바탕으로 중국, 스페인, 미국 등 필리핀의 역사를 장식하는 여러 이민족들의 문화가 스며 녹아 있다. 특히 300년 이상 필리핀을 지배했던 스페인은 정치적인 영향력만이 아니라 필리핀의 음식문화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1). IHAW-IHAW 식당S가 나를 위해 주문한 음식 중에 새우를 넣은 시니강(SINIGANG)과 통돼지 바비큐인 레천(LECHON)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이 날 레촌은 어린 돼지였는데 우리는 반마리를 시켜 셋이서 나누어 먹었다... 2017. 9. 8. 지난 여행기 - 2003필리핀 출장2 3. 인트라무로스 INTRAMUROS*샌티아고 요새에서 본 파시그강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상징인 ‘성벽 도시’ 인트라무로스는 파시그강 PASIG RIVER이 마닐라만으로 빠져나가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거대한 성의 건설은 4백여 년 전에 스페인 정복자 레가스피에 의해 시작되었다. 외부 침입자를 격퇴하기 용이하게 높이 6미터의 성벽으로 둘러싼 이곳에는 오직 스페인 사람과 (필리핀 인과 스페인 인의 혼혈인) 메스티조들만이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인종주의는 식민지 본질 중의 하나이다. 나는 산티아고 요새에서 나와 로니와 맥주 한병으로 땀을 식히고 다리 쉼을 함 후 인트라무로스 안을 걷기 시작했다. 시간 관계상 오래 산책을 할 수는 없었지만 성안의스페인풍 건축물에서 풍겨나오는 이국적인 분위기는 색다른 맛을 .. 2017. 9. 7. 지난 여행기 - 2003필리핀 출장1 1. 출장빼기2003년 1월 말, 설날 직전에 3박4일로 필리핀의 마닐라와 세부 출장을 다녀왔다. 회사에 제출하는 출장 보고서의 공식적 내용을 뺀 - 이른바 '출장빼기'의 내용을 적어본다.6년 전인가 나는 역시 출장으로 마닐라를 다녀온 적이 있다. 마닐라 외곽의 공장매입을 위한 사전 SURVEY가 출장의 목적이었다.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낮동안은 온통 차를 타고 다녔다는 것과 미팅, 저녁엔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술자리뿐이었다. 모든 것이 사업 상대방이 마련한 일정과 자리라 나의 생각과 의지가 개입할 수 없었기에 내가 어느 길을 돌아다녔고, 어느 곳에서 술을 마셨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일의 내용을 뺀다면 꼭 그것이 마닐라를 다녀왔다고 할 수 없는, 일테면 방콕이나 자카르타였다고 해도 좋을, .. 2017. 9. 7. 미얀마 양곤(끝) 출장 마지막 날 오후.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는 일정만 남았다. 사람들이 짜투리 시간동안 쉐다공 사원 방문을 권했다.비가 많이 내렸고 사원 내에서는 맨발로 다녀야 한다고 하기에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결국 파고다로 오르는 긴 계단을 오르게 되었다.미얀마 방문 일정이 잡히면서부터 생각해둔 곳이기도 했다.맑은 날에는 태양열로 달궈진 긴 터널식 계단이 한증막으로 변하고,대리석이 깔린 사원의 마당은 발바닥이 뜨거워 걷기가 힘든 단점도 있다고 하니 비가 주는 잇점도 있었다.쉐다공 사원의 기원은 부처님 재세시대인 2,5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부처님의 머리카락(불발)을 모셨다고 한다. 떼인코따라 THEINKOTTARA 언덕 위에 세워진 거대한 탑은 양곤 시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볼 수 있다. 밤에도 조명을 밝혀놓.. 2014. 6. 24. 미얀마 양곤2 양곤 시내 사쿠라 타워 일대는 '양곤의 명동'이라고 한다.사무실 임대료가 평당 40만원, 땅은 평당 8천만원을 호가한다.사쿠라 타워에는 주요 항공사, 외국계 은행괴 기관 등이 입주해 있다.주변의 교통 체증도 만만찮다. 일제 차량들이 도로에 가득하다.2-3년 전 까지만 해도 도로는 막히지 않앆고 낡은 차량들 뿐이었다는데, 지금은 새 차들이 많고 고급차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바야흐로 미얀마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것 같다.다만 그 변화가 내재적인 발전의 결과라기 보다는 다분히 외적 요인으로 촉발된,그것도 너무 급격한 변화라는 점에서 다소 불안하게 보이기도 했다.사쿠라타워의 꼭대기 20층에는 스카이비스트로 라는 카페가 있다.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이곳에서는 양곤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아래 사진 몇.. 2014. 6. 18. 미얀마 양곤1 회사 일로 처음 방문한 미얀마의 6월 중순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가 오는 날씨였다.그것도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처럼 한두 시간 세차게 내리다 그치는 형태가 아니라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굵어졌다를 반복할뿐 하루종일 거의 쉬지 않고 내렸다.우리나라의 장마철 날씨와 비슷했다. 『동물농장』과 『1984년』으로 유명한 조지 오웰은 소설 『버마시절 BURMESE DAYS』에서미얀마(버마)의 여름 날씨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 바 있다. 2월에서 5월까지의 태양은 성난 신처럼 하늘에서 이글거린다. 그러다가 서쪽에서 몬순 기후가 갑작스런 스콜의 형태로 몰려왔다가 옷, 침대보, 심지어 음식까지도 모조리 축축하게 만들 만큼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끊임없는 폭우의 형태로 변한다. 지독한 습기를 머금은 날씨는 무덥.. 2014. 6.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