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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기타

미얀마 양곤(끝)

by 장돌뱅이. 2014. 6. 24.

출장 마지막 날 오후.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는 일정만 남았다. 
사람들이 짜투리 시간동안  쉐다공 사원 방문을 권했다.
비가 많이 내렸고 사원 내에서는 맨발로 다녀야 한다고 하기에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결국 파고다로 오르는 긴 계단을 오르게 되었다.
미얀마 방문 일정이 잡히면서부터 생각해둔 곳이기도 했다.

맑은 날에는 태양열로 달궈진 긴 터널식 계단이 한증막으로 변하고,
대리석이 깔린 사원의 마당은 발바닥이 뜨거워 걷기가 힘든 단점도 있다고 하니 
비가 주는 잇점도 있었다.

쉐다공 사원의 기원은 부처님 재세시대인 2,5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부처님의 머리카락(불발)을 모셨다고 한다. 
떼인코따라 THEINKOTTARA 언덕 위에 세워진 거대한 탑은 양곤 시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볼 수 있다.
밤에도 조명을 밝혀놓기 때문에 더욱 선명하다. 전력 자급율이 낮은 미얀마이고 보면
쉐다공을 받드는 미얀마인들의 정성이 짐작된다.

사원의 구조는 한 기의 중앙탑과 100여 개의 부속 건물과 작은 파고다로 단순화 할 수 있다.
중앙탑은 미얀마 최고의 탑으로  황금빛 외관이 눈부시다.
실제 막대한 양의 황금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경내를 돌아보는데 빗줄기가 거세졌다.
바람도 따라 드세져서 고개를 들어 탑을 제대로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비를 피하고 쉬어 가기 위해 찾아든 곳이 부처님 이(齒)의 복제품을 모신 전각이었다.
입구에서 나눠준 안내서에는 "BUDDHA'S SACRED TOOTH RELIC REPLICA" 라고 되어 있었다.

마루에 앉아 기둥에 몸을 기대고 앉았다. 편안했다.
안내원이 다가와서 부처님을 향해서는 다리를 뻗지 말아달라고 주의를 주어서
황급히 자세를 고쳐잡은 것을 제외하곤 아무도 나를 방해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기저기  저마다 자유로운 자세로 쉬기도 하고 기도도 하고 절도 올리곤 했다.
눈을 감고 빗소리를 들어보기도 했다. 천장을 두드리는 음률이 차분하게 귓전에 울렸다.

불교에서는 인연(因緣)을 이야기 한다.
因은 원인이고 緣은 조건이다. 원인과 조건은 조합을 이루어 과(果)를 만든다.
그리고 果는 모여 업(業)이 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이곳에 온 것일까?
미얀마 방문이란 결과에 업무적인 이유와 조건만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너무 건조해진다.
미처 깨닫지 못한 다른 인연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비로소 삶이 신비로워지고 또 다른 결과의 가능성도 열리지 않을까?
두서없는 상념들이 빗소리처럼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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