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1264 2025루앙프라방 1 - 드디어 오래전부터 여행지로 마음에 꼽고 있던 라오스의 루앙프라방!하노이에서 루앙프라방까지는 비행기로 한 시간 남짓 걸렸다.서울에서 제주도 가는 시간이라 국내선을 타는 느낌이었다. 승객은 서양인들과 동양인들이 대략 반반씩이었다.비행기가 하강을 시작하자 승무원이 무언가를 나누어 주었다. 입국신고서였다. 대부분 디지털화되어 최근 몇 년 동안 여행을 하면서는 써본 적이 없는 추억의(?) 종이서류였다.루앙프라방 국제공항은 우리나라의 지방공항처럼 한적했다. 공항 건물도 아담했다. 이후 만나는 루앙프라방의 건물 중에서는 가장 큰 건물이었지만.루앙프라방은 수도 비엔티엔에서 북쪽으로 210km 떨어진 메콩 강변에 위치해 있다. 메콩강과 남칸강으로 둘러싸인 반도형 지형으로 원래 옛 란상 왕국의 수도였으나 16세기 들어 왕궁이 .. 2025. 1. 29. 하노이 6 - 음식점(끝) 만약에 세상에 음식이 몇 가지 뿐이라면, 예를 들어 맥도널드나 피자헛, 콜라뿐이라면, 아니 설사 김치나 된장찌개 뿐이라 해도 나의 여행 횟수는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내 여행의 반은 다양한 음식의 경험에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나 여행에서 밥을 먹는 일은 기억을 누적하고 강화하는 중요한 일정이다.1. 분짜 타분짜는 얇은 쌀국수(분)와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완자(짜)를 뜻한다.달콤새콤한 소스에 완자를 적셔, 면과 향채와 함께 채소에 쌈을 싸 먹는 하노이 대표 음식이다. 지난번 냐짱 여행 때 분짜를 먹은 식당의 이름이 "하노이 분짜"였던 것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숙소의 컨시어지에게 당신이 알고 있는 하노이 최고의 분짜 식당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분짜 타"를 추천해 주었다. 마침 숙소에서 가까운 거리.. 2025. 1. 26. 하노이 5 - 이곳저곳 전편에 이어 그냥 걷다가 발견하고, 걷다가 힘들면 들어간 곳들이다.롯데쇼핑몰을 제외하곤 모두 호안키엠 호수 주변에 있다.1. 카페 지앙(Cafe Giang)길가에 달린 작은 간판 아래 좁고 긴 통로를 따라 간 곳에 있는 카페 지앙은 1946년부터 영업을 해왔다고 하며(최초의 장소는 아니다) 에그커피(커피 쯩)로 유명하다. 에그커피는 우유가 귀하던 시절 달걀을 대신 사용하면서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에그커피와 코코넛코피를 주문하여 아내에게 맛을 보고 선택하라고 했는데 아내는 취향이 아닐 거라고 짐작했던 에그커피의 우세를 판정했다. 좁은 베란다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며 마셨다.2. 카페 딩(Cafe Dinh)좁은 계단을 올라야 있는 좁은 탁자와 낮은 의자의 허름한 카페.그래도 실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아내와.. 2025. 1. 23. 하노이 4 - 여기저기 아래 사진 속 장소들은 특별히 가보려고 했다기보다는 걷다 보니 가게 된 곳이다.물론 출발할 때 개략적인 경로를 염두에 두긴 했지만.1. 하노이 고성(古城)하노이의 옛 이름이 '떠오르는 용'이라는 뜻의 탕롱(昇龍)이라 탕롱황성(皇城)이라고도 부른다.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단정하고 야무져 보이는 고성과 깃발탑이 주요 볼거리이고 나머진 대부분 빈 공터이지만 번잡한 거리의 소음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2. 기찻길 마을하노이 고성 쪽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앞쪽으로 유난히 카페가 많은 건물이 눈에 띄었다.알고 보니 '기찻길 마을'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이었다.500미터에 이르는 철길 양 옆으로 카페들이 바투 들어서 있고 하루 수차례 기차가 지나간다.태국 방콕의 '위험.. 2025. 1. 21. 하노이 3 - 옛 시가지 걷기 호안끼엠을 돌고 나서 주변 골목길을 걸었다.하노이의 구시가지(Old Quarter)는 골목길(?)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골목길에는 수많은 상점과 음식점, 카페, 여행사가 줄지어 있고 차도는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차와 함께 달리고 있거나 갓길에 주차해 있다. 인도의 많은 부분도 역시 오토바이들 차지다. 게다가 음식점과 상점에서 의자와 탁자, 상품과 안내판 등을 꺼내 놓아 보행자로서는 인도를 따라 걷기가 쉽지 않다.세상이 신비로운 이유는 수많은 골목길이 있어서라는 말이 있다.하지만 솔직히 하노이 구시가지를 걸으며 신비함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길을 걷거나 건널 때 우선은 앞뒤옆에서 오는 오토바이를 긴장해서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그래도 점차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하노이 골목길의 번잡함과.. 2025. 1. 20. 하노이 2 - 호안끼엠 이번 여행은 세부적인 계획을 거의 세우지 않았다.차량 이용을 최소화하고 숙소에서 출발하여 숙소로 돌아오는, 나는 하루 2만 보 아내는 1만 보 정도를 걷는 것이 이번 여행의 계획이라면 계획이었고 목표라면 목표였다. 보통 아내보다 일찍 일어나는 내가 혼자서 경로를 파악하며 만보 가량을 걷고, 나중에 아내와 함께 만 보를 걷기로 했다.하노이는 '강 안쪽에 있다(河內)'는 뜻이다. 홍강의 범람으로 생겨난 도시로 300여 개의 호수가 있어 호수의 도시라 할만 하다.호안끼엠(還劍)은 그 중 가장 대표적인 호수이다.매일 아침 일단 호안끼엠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나홀로 산책을 시작했다. 호안끼엠은 남북으로 긴 형태의 호수로 둘레는 대략 2km 정도 되어 천천히 걸으면 30분 정도가 걸린다.호수에는 두 개의 .. 2025. 1. 17. 하노이 1 - 신짜오 새벽 댓바람부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과 제1 터미널을 휩쓸고(?) 다녔다.베트남항공이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거라고 마음대로 생각한 나의 부주의 때문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생각한 게 아니라 '출발 : 인천공항 터미널 1 - 도착 : 하노이 공항 터미널 2'라고 분명히 적혀 있는 비행기 표를 보면서도 2 터미널이라는 글자에만 헛눈질을 준 것이다.대한항공과 공동 운행한다는 선입관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어느 터미널이냐'고 아내가 물었을 때 자신있게 '2!'라고 대답했다. 공항버스를 탈 때 기사님이 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그런데 공항버스가 1터미널을 지나 2터미널을 향할 때에야 뭔가 찜찜해서 다시 핸드폰 속 비행기 표를 확인해 보았다. 불안한 예감은 자주 들어맞는다고 했던가?역시나! 2터미널에서.. 2025. 1. 8. 살롱 드 아난티 아내와 둘이서 집에 있을 때는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책읽기와 OTT로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하루에 한번씩 집에서 가까운 강변이나 공원을 산책을 하는 건 물론 빼놓지 않는다.가끔씩은 특별한 약속이나 목적이 없는데도 집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외출을 한다. 그럴 때도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적당한 곳을 걷다가 눈에 띄는 카페에서 들러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하거나 책을 읽다가 온다.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른 동네의 도서관을 일부러 찾아갈 때도 있다.살롱 드 아난티(Salon de Ananti) 지하철 7호선 학동역 근처에 있다.회원들이나 가까이 있는 숙소 아난티에 투숙하는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카페, 라운지, 살롱의 정확한 의미와 차이점이 무엇일까?)몇 달 전 .. 2024. 12. 20. 수서역에서 친구 만나기 대학 친구 2명과 수서역 근처에서 만나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한 해가 갔다는 사실이 허전할 때도 있지만 핑계 삼아 멀리서 살고 있는 친구도 만날 수 있으니 송년회가 진부하지만은 않다. 탄천을 따라 걸어서 갔다. 가을비에 씻긴 공기가 산뜻했다.궂은 날씨라 오가는 사람들도 드물어 호젓한 산책이었다.동창회니 향우회 같은 큰 모임에서 연례행사로 치르는 송년회에서는 대개 건강, 자식 결혼, 손자니 하는 세월이 주는 공통집합의 이야기만 나누다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오래 세월을 '그냥' 만나온 친구들끼리의 작은 모임에선 각자가 감당하고 있는 차집합의 일상까지 화제에 오르기 마련이다. 이럴 때 '그냥'은 편안함과 친밀함을 합친 말이다. 아무 말이나 할 수 있거나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혹은 얼마 전 만났을 때도.. 2024. 11. 27. 이전 1 2 3 4 ··· 1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