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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1198

2023 발리 6 - 우붓 식당 몇 곳 1. Cafe Wayan 발리의 식당은 안팎의 모습이 다른 경우가 많다. 카페 와얀이 그렇다. 길에서 보는 식당 입구는 평범하지만 내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입식과 좌식 식탁이 놓인 정자와 초록의 정원이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다. 오래된 식당이라 이곳 역시 어린 딸아이와 함께 한 기억이 있다. 음식 맛도 좋은 곳이다. 낮보다 밤엔 더 낭만적으로 변한다고 하지만 이번엔 점심 식사만 했다. 식사를 하고 식당 내부를 한 바퀴 돌아서 나왔다. 식당이라는 사전 정보가 없으면 깔끔한 공원이나 사원처럼 보인다 2. 너티누리스와룽(Naughty Nuri's Warung) 네카미술관네카미술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유명 BBQ집이다. 가게 앞에서 양념에 담근 스페어립과 닭다리를 굽는 냄새가 길을 건너 온다. 사실 네카미술관.. 2023. 7. 27.
2023 발리 5 - 우붓의 미술관 2007년 워싱턴 D.C의 한 지하철 역에서 청바지와 티셔츠차림에 야구모자를 쓴 청년이 낡은 바이올린을 꺼내 들고 연주를 시작했다. 그가 연주하는 43분 동안 1,000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나갔지만 1분 이상 머무르며 음악을 들은 사람은 고작 7명이었다. 27명은 총 32달러 17센트를 그의 모금함에 넣고 갔다. 이 날 연주를 한 사람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죠슈아 벨이었으며, 이틀 전 보스턴에서 열린 그의 연주회는 최하 100불 이상으로 시작하는 비싼 관람료에도 전석이 매진되었다. 그가 연주한 바이올린은 음색이 아름다운 "스트라디바리우스"로 당시 가격은 350만 불 (한화 약 40억 원)에 달하는 바이올린의 명품이었다. 이 실험은 신문이 주관한 것으로 시민들의 예술적 감각과 취향 측정이 목적이었다.. 2023. 7. 25.
2023 발리 4 - 우붓·초록·바람·코마네카 꾸따를 떠나 우붓으로 왔다. 지난 여행기를 뒤져보니 2004년이 마지막 우붓이었다. 바로 얼마 전에 우붓을 다녀간 것 같은데 훌쩍 20년이 지난 것이다. 미국 생활이란 장기간의 공백이 있었고, 은퇴를 하면서부터는 발리의 남쪽인 짐바란에서부터 시작하여 해마다 한 곳씩을 목표로 꾸따와 스미냑을 거쳐 북상을 하다가 우붓을 목전에 두고 코로나로 막힌 것도 한 이유였다. 숙소는 코마네카(Komaneka Monkey Forest). 20년이란 세월에 우붓에는 가히 상전벽해에 견줄만한 변화가 있었던 것 같지만 코마네카는 우붓 하면 떠오르는 초록의 이미지를 가진 아담한 규모의 숙소였다. 코마네카에서는 늘 싱그러운 바람이 감미롭게 불어왔다. 바람 방향으로 얼굴을 향하고 눈을 감으면 바람에 실려오는 초록이 얼굴에도 묻는 .. 2023. 7. 24.
2003 발리 3 - 꾸따에서 한 일 아내와 하는 동남아여행, 특히 태국과 발리여행은 대개 세 가지 일정으로 구성된다. 수영장과 식당과 쇼핑이 그것이다. 쇼핑은 대단한 명품 구매가 아니라 손자 저하를 위한 옷가지나 지역 특산물(주로 음식 양념이나 재료)이 전부다. 한 가지 일정을 더 꼽는다면 아침 산책이 있다. 주로 나 혼자 하는 편이지만 가끔씩 아내도 동행한다. 혼자 한 산책길이 괜찮다 싶으면 아내와 함께 다시 한번 더 걷기도 한다. 숙소와 수영장 Bali Dynasty Resort는 연식이 좀 된 숙소였지만 인터넷의 평도 괜찮고 공항에서 가깝고 가격도 적절하다고 판단되어 선택했다. 수영장과 정원을 객실 건물이 '좌청룡 우백호'로 감싼 고전적인(?) 형태의 리조트였다. 수영장도 '올드 패션'이었다. 물론 오래되었다고 서비스가 뒤쳐졌다거나 .. 2023. 7. 23.
2023 발리 2 - '첫' 그리고 '지금' 발리 여행을 하는 동안 사람들은 평소보다 감정의 폭이 넓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무와 숲, 사람들의 표정과 언어, 바람과 햇살 같이 무심히 지나치던 것들을 예민하게 포착하거나 더러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도 된다. 더군다나 그곳이 소중한 '첫' 경험의 장소라면 감정의 파장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 모든 '첫' 경험의 기억은 종종 일생을 관통할 만큼 끈질기고 강력하지 않던가. 아내와 내게 발리가 그렇다. 발리의 모든 곳은 자주 30여 년 전 발리의 기억으로 이어지곤 한다. '첫' 해외근무의, '첫' 외국 인도네시아, 그리고 딸아이도 같이 갔던 '첫' 발리······. 요즘과 같은 인터넷이나 다양한 여행안내 서적이 없던 90년대 초 아내는 한국대사관에서 인도네시아어를 가르쳐주던 선생님이 전해주는 발리 정보와 .. 2023. 7. 23.
2023 발리 1 언제부터인가 밤 비행기가 싫어졌다. 젊었을 때는 비행기에서 구겨져서 자고 나도 몸이 거뜬해서 마치 하루를 벌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좋아했다.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아침, 무슨 충성을 하겠다고 공항에서 바로 회사로 출근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깊은 잠을 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몽롱한 상태에서 도착하게 된다. 귀가를 해서도 여독에 더해진 밤 비행기의 후유증은 종종 뒷날까지 이어진다. 백수가 된 뒤의 여행이란 업무의 부담이 없는 휴식임에도 그렇다. 코로나가 지난 후 세 번의 여행을 하는 동안 발리를 제쳐두고 태국으로만 갔던 데에는 여행지로서 두 곳의 선호 대비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단순히 밤 비행기를 피하고 싶었던 이유가 컸다. 대한항공 발리 편은 오후 5시 50분에 출발하여 현지시간 23시 45분에 .. 2023. 7. 20.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끝) 이번 여행은 이제까지 태국 여행 중에서 가장 태국 음식을 가장 적게 먹은 여행이었다. 그리고 호텔 안에서 가장 많이 식사를 한 여행이었다. 물론 저하 덕분(?)이다. 태국 음식점에 갈 경우에 대비하여 생선 튀김(쁠라텃), 생선 '탕수육'(팟프리완 무), 생선간장찜(쁠라능시유), 닭고기 튀김(까이텃이나 까이호빠이토이), 스프링롤(뽀삐아) 같은 자극적이지 않은 태국 음식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그런 걸 제대로 써먹을 기회는 오지 않았다. 터미널 21 식당 "후지(FUJI)" 도착 첫날 저녁 식사는 호텔 근처에 있는 터미널 21에서 했다. 터미널 21은 이전에 파타야에 왔을 때는 없던 곳이라 구경도 할 겸, 첫 식사는 저하의 입맛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일식당 "후지"로 정해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대.. 2023. 7. 9.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6 Hotel Siam@Siam Pattaya의 빅피시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타이쿠킹스쿨에 참가했다. 세 가지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선택했다. 쿠킹스쿨에서는 쏨땀 (Spicy papaya salad), 똠얌 꿍 (Thai spicy soup with shrimp), 팟타이 꿍 (Stir-fried rice noodle with bean sprouts & prawns)을 만든다고 알려왔다. 저하에게 자극적인 맛의 솜땀과 똠양꿍은 먹기가 힘들 것 같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일단 팟타이를 먹으라고 하고 정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 그곳 식당에서 별도로 주문을 해줄 생각이었다. 교육을 담당한 요리사는 인도네시아 출신 난낭(Nannang) 씨였다. 우리도 인도네시아에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하니 무척 반가워하.. 2023. 7. 8.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5 아내와 내가 스노클링을 처음 해본 건 코끼리 타기처럼 딸아이가 지금의 저하 나이인 30여 년 전 인도네시아 뿔라우 스리브(Pulau Seribu)에서였다. 지금은 그곳 바닷속 모습이 많이 망가졌다고 하지만 그때는 예쁜 산호들 사이로 알록달록한 열대 물고기들이 떼 지어 헤엄을 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던 곳이었다. (*이전 글 참조 : 딸아이의 어린 시절 4 - 천 개의 섬 ) 아침에 호텔에서 픽업차량을 타고 오션 마리나 선착장으로 가는 동안 나는 30여 년 전의 그때를 떠올렸다. 아침 분위기도 길거리의 모습도 그때와 비슷했다. 딸아이 대신 저하가 있는 것만 달랐다. 지나고 보면 빠른 세월이다. 예전 딸아이에게 그랬듯 저하와 손을 잡고 스노클링을 하며 아름다운 바닷속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파타야 인근에서 .. 2023.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