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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베트남30

분짜와 느억맘 분짜(Bún chả )는 가는 면발의 쌀국수인 '분'과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경단인 '짜'를 합친 말이다. 이 두 가지를 느억맘 소스에 적셔 채소(파파야 )와 함께 먹는다. 베트남 북부지방의 대중적인 음식으로 보통 점심에 많이 먹는다고 한다. 느억맘(nước mắm)은 베트남의 전통 생선 젓국으로 우리나라의 멸치액젓과 비슷하다. 태국의 "남플라", 캄보디아의 "턱트레이", 라오스의 "남빠", 미얀마의 "응아삐" 등도 같은 종류다. 베트남 음식에서 느억맘의 사용 범위는 넓다. 볶음밥이나 쌀국수는 물론 고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음식에 사용된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들은 느억맘의 냄새를 두고 '송장 냄새'라거나 '지옥의 냄새'라고 부르며 코를 내눌렀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멸치 액젓이 그렇듯이 느억맘은 음.. 2021. 4. 21.
2019 호치민8 - 편안한 여행(끝) 1. 부이비엔 (BUI VIEN) 거리 부이비엔 거리 일대는 흔히 '여행자의 거리'라고 불린다. 음식점과 거리 맥주점, 그리고 게스트하우스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다. 숙소인 PULLMAN에서 걸어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어 저녁을 먹고 한 번 걸어 보았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서인지 아니면 원래도 그런 것인지 부이비엔거리는 초저녁인데도 거대한 인파로 왁자했다. 가게마다 틀어놓은 음악은 진동을 느낄 정도로 몸에 와 닿았고, 사람들은 거리를 향해 놓인 의자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거리 전체가 하나의 나이트클럽 같았다. 태국 방콕의 까오산과도 비슷해 보였다. 아내와 나는 사람들 속에 섞여 길 끝까지 갔다가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거리 전체가 흥겨움으로 들뜬 분위기였지만 우리 취향은 아니었다. 2. SAIGON .. 2020. 1. 15.
2019 호치민7 - 오토바이 베트남 여행에서는 숙소의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부터 수많은 오토바이의 질주와 만날 수밖에 없다. 지난 나의 베트남 여행기를 보니 호이안과 후에 여행을 빼곤 매번 오토바이에 대해 언급을 했다. 이번 여행기도 마찬가지다. 그럴 정도로 아내와 내게 오토바이는 매번 인상깊게 다가오는 베트남 혹은 호치민의 풍경이었나 보다. 본격적인 아침이 시작된 거리에서 우리를 맞은 것은 잠시도 끊어지지 않는 오토바이와 차량의 경음기 소리였다. 교통신호가 바뀔 때마다 차도에는 거대한 밀물처럼 끝없는 오토바이의 행렬이 지나갔다. 호수 길을 벗어나 구시가지의 뒷골목으로 들어가자 혼란스러움은 극에 달한 느낌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거리는 점점 더 분주해져 갔다. 마치 비등점을 향해 맹렬하게 끓어오르는 병 속의 액체 같았다. 이날 아침.. 2020. 1. 14.
2019 호치민6 - BITEXCO와 HEINEKEN BITEXCO FINACIAL TOWER는 68층에 높이 262미터로 한때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지금은 높은 순위에서 세 번째인가 네 번째로 밀려난 상태다. 건물의 형상은 베트남 국화인 연꽃을 현대적으로 형상화했다고 한다. 하지만 건축에 문외한인 나의 눈에는 '탬버린 얹힌 CD 장' 같다는 론리플래닛의 표현이 더 적절해 보였다. '탬버린'은 헬리콥터 이착륙 장소(Helipad)이다. 49층에 있는 전망대, SAIGON SKYDECK에 올랐다. 그리고 호치민 시내를 조망했다. 나쁘진 않았지만 모든 전망대가 그렇듯 할 수 있는 건 그게 다였다. 내부에 있는 작은 아오자이 전시장으로 전망대 투어의 짜임새가 탄탄해지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그런 싱거움을 보완해주는 대안이 있었다. 전망대 투어 비용20.. 2020. 1. 11.
2019 호치민5 - 커피 단상(斷想) 언제부터 커피를 이렇게 자주 마시게 되었을까? 예전에 담배 피울 때는 '식후불연(食後不煙)이면 어쩌구저쩌구......' 하는 농담과 함께 담배를 피워물었는데, 이젠 식후에 커피 한 잔은 의무나 공식이 되었다. 현직에 있을 때 아침에 출근하면 커피부터 한 잔 내려 마시고 회의에서도 커피를 있어야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같았다. 음악을 들을 때도 책을 읽을 때도 커피를 찾았다. 커피값으로 커피 회사 주식을 샀다면 부자가 되었을 것이라는 말이 그럴 듯해 보이는 세상이 되었다. 은퇴세대에게 바리스타는 '국민자격증'이라는 말도 있다. USDA(미국 농무부)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커피 소비량은 전 세계 소비량 중 1.7%를 차지하면서 12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25잔으로 11위에 올라있다. 커.. 2020. 1. 10.
2019 호치민4 - SAIGON COOKING SCHOOL 식당 "호아뚝(Hoa Túc)"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아편 정제공장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호치민 시내 중심가에서 베트남음식을 내는 고급 식당으로 변모했다. "SAIGON COOKING CLASS"는 호아뚝이 운영하는 단기 요리교실이다. ( http://saigoncookingclass.com/ ) 세 시간 동안 세가지 요리를 해서 먹는다. 요리수업 전에 벤탄(BEN THANH)시장에 들려 재료를 구입하는 MARKET TOUR를 포함할 수도 있다. 아내와 나는 직접 식당으로 가서 조리수업에만 참석했다. 수업에 참석한 팀은 우리 이외에도 두 팀이 더 있었다. 대만에서 온 두 명의 중년 여성과 미국 뉴욕에서 온 한 가족 5명이었다. 사전에 재료 준비가 되어 있고 사후에 설거지를 비롯한 뒷정리에서 자유롭다면 조.. 2020. 1. 9.
2019 호치민3 - 음식2 ↓"THE GALIK RESTAURANT" 이번 여행 중 2번을 간 유일한 식당. 훌륭한 식당이기도 했고 호텔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앞선 글에 언급한 베트남 음식 이외의 여러 퓨젼 음식도 준수한 수준이었다. ↓대만 오리진의 식당 "빠오즈(堡子 BAOZI )" 성조는 다르겠지만 발음은 "빠오즈"인 "堡子"와 "包子"는 내용으론 어떻게 구별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렇거나 예쁜 모양 만큼 맛은 우리를 사로 잡진 않았다. ↓"PIZZA 4P'S" 4P'S는 네 개의 P로 "PLATFORM OF PERSONAL PIZZA FOR PEACE"를 의미한다고 한다. 호치민, 하노이를 비롯해서 나트랑과 다낭에 걸쳐 여러 곳에 분점을 가지고 있다. 반반 피자도 가능했다. 기다림은 길었지만 간단 점심 .. 2020. 1. 8.
2019 호치민2 - 음식1 음식은 여행과 떼어놓을 수 없는 매력적 요소이다. 예전에 가족들과 여행을 가면서 하루에 네 끼를 먹어볼까 하는 제안을 한 적도 있었다. 조금은 과장된 제안이었지만 여행은 그만큼 음식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식욕을 부추긴다. 평소 아침 식사는 우유나 쥬스로 한 잔으로 때운지 오래임에도 공항 라운지에서 거한 아침식사를 했다. "MATINA GOLD"는 워커힐에서 운영하는 라운지로 음식에 있어선 KAL라운지 보다 나아 보였다. 라운지에서 먹은 음식으로 배가 더부룩했지만 기내식도 거의 남기지 않고 비웠다. 숙소인 풀만 PULLMAN 에 짐을 풀고 수영을 하다 산책 겸 근처 식당을 찾아 나섰다. 이번 여행은 대부분의 동남아 여행처럼 숙소에서 수영을 하고 출출해지면 근처 식당을 찾아나서는 간단 일정이었다. ↓베트남에.. 2020. 1. 7.
2019 호치민1 - 어쩌면 '진부한' 이야기 베트남 호치민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책꽃이에서 베트남 관련한 책들을 꺼내 보았다. 주로 젊은 시절에 읽은, 주제가 한결 같이 베트남 전쟁에 관련한 책들이었다. 이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베트남전쟁)』,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보 우엔 지압의 『인민의 전쟁 인민의 군대』,구엔 반 봉의 『사이공의 흰 옷』, 바오 닌의 『전쟁의 슬픔』, 반레의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쟝 라꾸뛰르의 『베트남의 별』, 방현석의 『랍스터를 먹는 시간』 등등. 물소의 맨등에 앉아 고스란히 비를 맞으며 어둠을 발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 소년들의 뒷모습에는 범접해서는 안될 삶의 근원적인 그 무엇이 서려 있었다. (···) 이 길의 주인은 처음부터 물소와 소년들의 것이었을 것만 같았다. 그들에게는 비킬 수 있는 길도 없었지만,.. 2020.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