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짜(Bún chả )는 가는 면발의 쌀국수인 '분'과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경단인 '짜'를 합친 말이다.
이 두 가지를 느억맘 소스에 적셔 채소(파파야 )와 함께 먹는다.
베트남 북부지방의 대중적인 음식으로 보통 점심에 많이 먹는다고 한다.
느억맘(nước mắm)은 베트남의 전통 생선 젓국으로 우리나라의 멸치액젓과 비슷하다.
태국의 "남플라", 캄보디아의 "턱트레이", 라오스의 "남빠", 미얀마의 "응아삐" 등도 같은 종류다.
베트남 음식에서 느억맘의 사용 범위는 넓다.
볶음밥이나 쌀국수는 물론 고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음식에 사용된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들은 느억맘의 냄새를 두고 '송장 냄새'라거나 '지옥의 냄새'라고 부르며
코를 내눌렀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멸치 액젓이 그렇듯이 느억맘은 음식에 간을 맞추어주고
감칠맛을 더해주는 동시에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발효 식품이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눈에 띄던 느억맘을 꺼내 드디어 분짜를 만들어 보았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직전 베트남 여행에서 사 온 것이다. 쌀국수를 삶아 헹구고
들깻잎과 채썬 양파, 그리고 상추 등속의 야채는 씻어 물기를 뺐다.
문제는 고기였다.
원래대로 숯불 향이 베인 고기를 만들고 싶었지만 그냥 소금과 후추만을 넣고 프라이팬에 구웠다.
동네 정육점에서 베이컨용으로 얇게 썰어준 생 돼지고기였다.
인터넷에 설탕을 넣으면 불맛이 난다고 해서 넣어 보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다음엔 토치를 사주겠다고 했다.
아무튼 완성된 분짜.
"와! 비주얼이 멋지다."
"그런데 분짜 보니 여행 가고 싶다!"
아내는 코로나로 막힌 답답함을 토로하며 이번에도 엄지를 세워주었다.
같은 음식도 누구와 같이, 어떤 곳에서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법이다.
요즈음 며칠은 산울림의 옛노래를 들으며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신다.
감성적으로 공감하는 달콤한 노래는 식탁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내가 가장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느낄 때는 바로 사람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같이
식사하는 순간이다. 지구상에 어떤 다른 생물도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하진 않는다.
이것은 인간만이 하는 특별한 행동이다.
-『드라이빙 미스 노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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