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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1600

518 REGENERATION 지하철 2호선 문래역 근처 문래 철강골목에 있는 "대안예술공간 이포"에서 5.18 광주민중항쟁 45주년 특별전 "5.18 REGENERATION"이 열리고 있다.안내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생물학에서 리제너레이션 (Regeneration)"은 자연적 변동이나 교란으로 손상된 세포, 유기체 및 생태계를 생명력 있게 만드는 복원, 재생 및 조직 성장 과정을 의미합니다. 5.18 민중항쟁의 정신과 의미를 기억 성찰하고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고 있는 진보적 시각영상예술가들의 전시입니다." 백영욱 작가의 말:"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처참한 사진을 봤을 때였다. 모든 사진이 슬프고 처절했지만, 유독 주인 잃은 신발 사진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억울한 죽음들이 맨발로 먼 .. 2025. 5. 19.
새날이 올 때까지 매일 한 번 묵주기도 하기하루에 팔천 보에서 만보 걷기.일주일에 2∼3일 손자 저하 보기.토요일 하루는 촛불집회에 가기.비가 오는 궂은 날씨를 핑계로 멈칫거릴 수 없는 일들이 있다.그러고도 시간이 남는 백수 아닌가.할 수 있는 일을 하자. 할 수 있을 때 하자.그 말에 백번 공감한다. 제45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전야이니 을 빼놓을 수 없다.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시와 소설, 연극과 영화 등 수많은 예술 작품이 많지만 최고는 이 노래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보다 더 당당하게, 비장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역사와 현실 앞에 선 인간의 자세를 함축한 작품은 없는 것 같다. 비단 오월광주라는 역사적 시간과 장소를 떠나, 가끔씩 개인적인 삶과 죽음의 의미를 떠올릴 때도 이 노래는 용기와 함께 깊은 영감을 준다.사.. 2025. 5. 18.
날씨가 좋다 사람이 가까운 사이가 되는데 반드시 긴 만남의 시간이나 잦은 만남의 빈도가 필요한 건 아닌듯하다.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무렵에 짧게 만나 지금까지 이어진 인연을 보면 그렇다.하필 호우주의보와 함께 장대비가 쏟아지는 저녁, 강남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창밖에서 난데없이 천둥소리가 우르렁거리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분위기는 더 오붓했다. 이제 나는 층층의 계급 구조에서 벗어난 백수이고 그들은 아직 그 속에서 어엿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변했을 뿐 오고 가는 대화는 그 시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서로를 안다는 건 명함을 주고받으며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게 아니라 서로가 보내는 사소하고 시시한 일상의 시간과 그 속에 드리운 삶의 그늘을 조금씩 알아가는 일이다.바다를 향해 등대를 밝히듯 집집마다 거대한 어.. 2025. 5. 17.
노는 아이들 소리 노는 아이들 소리가 사라진 놀이터는 심심하다.엉뚱하게도 어른들의 세상만 시끄럽다.아이들은 영어 학원에서 수학 학원에서, 아니면 학원을 오가는 버스 안에서 논다.옛날 골목 공터에서 누군가에게 배우던 줄넘기도 이젠 학원에서 '체계적으로' 배운다고 한다.때마침 학교에는 줄넘기 시험도 있다니 공사 교육이 쿵짝이 잘 맞는 '금상첨화'의 세상이다.자전거 학원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가르쳐준다는 핑계로 저하들과 같이 놀 수 있으니.🎵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Track : Ready To Nap눈뜨니 오늘이 있어없는 날이라 부르기로 해요없는 날에 할 일은바람 속에서 시집 몇 페이지를 천천히 읽고아침과 저녁의 산책을 출생 이전처럼 하는 것 (···)오늘은 없는 날행복하고 싶어서구름 버튼을 눌러 당.. 2025. 5. 16.
빈 의자에 앉기 정치적 사태가 일상을 잠식하면서 세상을 '우리' 아니면 '적'으로 나누는 무리들이 생겨난다.포유류를 토끼와 '비(非)토끼'로 나누면 고래와 코끼리가 한 범주에 들어가게 되는 법이다.세상을 나누는 전제, 그 자체에 대한 고민 없이 결과를 가지고 상대방과 금을 긋는 건 비논리적이다.우선 '종북'이라느니 '좌파'라느니 하는 말이 그렇다.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 결코 북을 맹종하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다.다만 서로에게 더 좋은 어떤 미래를 논의할 필요가 있을 때, 더군다나 같은 문화와 역사를 지닌 대화의 동등한 상대로서 북을 인정하는 일은 필요할 것이다.스탕달은 『적과 흙』에서 '인간에게 말이 주어진 이유는 생각을 숨기기 위해서'라고 했다. 걸핏하면 '종북'이라 거니 '평양에 가서 살라'느.. 2025. 5. 15.
용산어린이정원 아카시아 꽃향기가 은은한 날이다.어느 땐들 아깝지 않은 시간은 없지만 짧은 봄은 늘 아쉽다.오래 시간을 함께 걸어온 친구들과 동부인하여 용산어린이정원을 다녀왔다.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이 주둔하던 곳이다.공원의 안내 팜플렛과 영상은 이곳이 무려 '120년 동안 금단의 땅'이었다고 전했다.일제강점과 미군 주둔이라는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압축하는 격동의 현장이라는 말이겠다.이곳은 사전예약을 해야 들어올 수 있다.그러고서도 입구에서 마치 비행기를 탑승할 때와 같은 신원 확인과 보안검사가 이루어졌다.왜 그러지? 아직 미군들의 어떤 보안 시설이 아직 남아 있는 건가?직원에게 물어보니 대통령실이 가까이 있어서 그렇다고 했다.이런! 그랬었지.세상의 곳곳을 꼼꼼하게도 망쳐놓은 '그 X' 소식에 귀를 씻고 싶었다.미군의 살.. 2025. 5. 14.
말로써 말이 많으니 엄마는 정민이에게 자주 잔소리를 한다."선생님 오시는 날인데 문제집 다 안 풀었어? 미리미리 해두라고 했잖아!""학교에 가져가서 점심시간에 해!" 잔소리는 계속 이어진다. 일찍 와라. 횡단보도 조심해. 뛰지 마라. 수업시간에 떠들지 말라 등등.학교 가는 길에서 정민이는 우연히 한 너구리를 만난다.너구리를 따라가다 들어간 이상한 가게에서 정민이는 머리카락 하나를 주고 부적을 받는다.나중에 알고 보니 정민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알려주는 신비한 부적이다."모두 준비물 제자리에 놓으라고 했죠? 다 같이 쓰는 교실이 이렇게 지저분하면 되겠어요?"부적이 알려주는 선생님 잔소리의 뜻은 사실 이런 것이었다.'너희들이 정리를 잘했으면 좋겠구나. 자기 물건을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은 앞으로 살면서 너희에게 .. 2025. 5. 13.
이팝나무 꽃 5월에 들어서면서 이팝나무꽃이 한창이다.흰색의 꽃은 5월에서 6월 사이에 2주 동안 피고 이후에는 녹색 열매를 맺는다. 가을이 되면 열매는 보랏빛을 띤 검은색으로 익는다. 이팝나무는 수술만 있는 '수꽃나무'와 암술·수술이 함께 있는 '양성화나무'가 따로 있다.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만 분포하는 이팝나무는 인공증식에 성공한 우리나라에서는 가로수로 심을 정도로 흔하지만 일본과 중국에서는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되어 있는 희귀종이라고 한다. (이상 namu.wiki참조)이팝나무라는 이름은 입하 무렵에 꽃이 피어서 혹은 하얀 나무 꽃이 쌀밥(이밥) 같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나는 봄철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곤궁한 시절에 사람들이 소망이 서린 이름이라는데 더 마음이 닿는다. 옛글에 '이밥에 고깃국'은.. 2025. 5. 11.
제139차 촛불대행진, 서초역으로! 개나 개밥이나 (김문)순대나······ (한덕)순대나······ 애초에 최소한의 체면도 상식도 없고, 나라 헌법까지 무시하는 일을 숱하게 저질러온 저 무리들에게 그까짓 당헌·당규를 뒤집는 것쯤이야······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울 것이다.놀랍지 않다. 어처구니없을 '순대'에게도 어떠한 공감도 주고 싶지 않다.다만 저 해괴한 무리들이 앞으로 또 어떤 미친 짓을 벌일까 염려가 될 뿐이다.최규석의 만화『송곳』는 노조결성을 하려는 마트 노동자들과 이를 부당하게 탄압하는 프랑스인 경영자가 나온다. 한 노동자가 묻는다."여기가 프랑스라면 당신이 이렇게 할 수 있겠느냐? 그런데 왜 여기서는 이렇게 함부로 하느냐?"경영자의 대답은 간단했다."여기서는 할 수 있으므로."그렇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찍어주겠다는, '우리가 .. 2025.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