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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1360

'유다'의 이직 날이 저물었을 때에 예수께서 열 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아 같이 음식을 나누면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에 제자들은 몹시 걱정이 되어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지금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은 사람이 바로 나를 배반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성서에 기록된 대로 죽음의 길을 가겠지만 사람의 아들을 배반한 사람은 화를 입을 것이다. 그는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을 뻔했다." 그때에 예수를 배반한 유다도 나서서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 하고 묻자 예수께서 "그것은 네 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태오 26:20∼25) "신념? 직장을 구하는덴 불필요한 거 아닐까요? 아니면 .. 2024. 3. 22.
산수유 아내가 친구 모임에 나갔다. 아내와 함께 나가서 나는 등산을 가려고 했는데 비 예보가 있어 집에 머물렀다. 혼자서 유튜브를 보다가 책을 읽다가 보니 하늘이 개어 왔다. 산책을 나섰다. 아파트 화단에 산수유가 피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은은한 노란빛. 내친김에 서울숲까지 걸었다. 그곳에도 산수유가 피어 있었다. 중간에 아내가 집에 왔다는 카톡이 왔다. 예정보다 이른 귀가였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친구들과 걷기를 오래 할 수 없었나 보다. 발걸음을 재촉해서 집으로 돌아와 함께 넷플릭스를 보았다. 우리집 마당의 산수유는 목련보다 앞서 핀다 꼭 그런다 둘이 약속한 것도 아닌데 해마다 그런다 감나무 잎사귀는 아직도 겨울인데 작은 산수유는 들킬 듯 말 듯한 미소만 비친다 새가 날아오려면 아직 시간이 필.. 2024. 3. 20.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월요시국기도회 *사진과 영상 출처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이하 퍼옴) ============================ 월요시국기도회를 마치며 1.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작년 3월 20일 ‘전국사제비상시국회의’의 결정으로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를 드리고 월요시국기도회를 시작한 지 꼭 일 년이 되었습니다. 서울로부터 마산/ 수원/ 광주/ 춘천/ 의정부/ 인천/ 원주/ 청주/ 제주/ 안동/ 전주/ 대전/ 대구, 3월에서 8월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제1차 시국기도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리고 10월부터 다시 부산 정발장군공원에서 시작하여 서울/ 전주/ 수원/ 의정부/ 마산/ 인천/ 광주/ 전주/ 그리고 오늘 수원교구 안양 중앙성당에 이르기까지 총 10회에 걸쳐 진행.. 2024. 3. 19.
떡볶이 횡설수설 떡볶이는 아내가 좋아해서 자주 해 먹는 음식 중 하나다. 최근에 들어서는 손자저하가 좋아하는 떡만둣국을 끓이고 남은 가래떡으로 만들게 되어 '아내가 좋아해서'라는 이유가 순도 100%는 아니다. 하지만 '수양산 그늘이 강동 80 리를 간다'고 하지 않던가. 그나마 자주 떡볶이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저하의 떡만둣국 취향 덕분이라 여겨서인지 아내도 자신의 '권력 서열'이 저하 다음으로 밀려난 것에 큰 푸념을 늘어놓진 않는다. (국물)떡볶이는 육수에 고추장을 비롯한 양념을 풀고 어묵, 양배추, 떡볶이떡 따위를 끓인 것이다. 식당에서는 그 외에 튀김만두나 순대, 당면, 라면사리도 넣어(찍어) 먹는다고 하지만 나는 위 세 가지만 넣는다. 보통 떡볶이는 정확히 따지고 보면 떡을 볶는 것이 아니라 걸쭉하게 고추장을 .. 2024. 3. 18.
느그들 쫄았제? 나는 이재명에게서 전태일과 노무현을 합친 분위기를 느낀다. 정규 학교는커녕 야학조차 다닐 수도 없을 만큼 어려운 환경 속 소년공이었던 그의 어린 시절이 그렇고, 거칠 것 없이 핵심을 파고들면서도 진정성이 담긴 연설과 행동이 그렇다. "심판하면 바뀐다. 심판해야 바뀐다!" *출처 : 델리민주 2004년 이후 10여 년 간 조국은 40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그 논문은 법학 분야 학술 논문에서 최고로 많이 인용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도 나는 그가 청와대 민정수석보다도 교수로 연구를 하면서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거나 대중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시론(時論) 같은 걸 쓰는, '강남 좌파'로 남는 것이 우리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나 민정수석에 이어 법무.. 2024. 3. 17.
구급차는 '미모 미모 미모' 다 손자저하 2호는 차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경찰차와 소방차, 구급차는 최고로 좋아하는 3종 세트다. 저하가 하는 놀이의 90%는 이 세가지 차들과 함께 한다. 그다음이 불도저, 포클레인, 덤프트럭 순이다. 어린이집을 오가는 길에 창밖을 주시하다가 이 차들 중에 하나를 만나면 소리를 지르며 환호를 한다. 대개의 긴급상황은 이렇게 전개된다. 도둑이 들어와 물건을 훔치고 불을 지른다. 그 때문에 다친 사람도 생겨난다. 나는 전화를 걸어 다급한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하고 구조를 요청한다. 경찰차와 불자동차 그리고 구급차가 언제나 함께 출동해야 하는 이유다. (저하의 손이 둘뿐이므로 나머지 하나는 언제나 내가 들고 뒤따간다.) 용감한 저하는 '꼼딱 마(꼼짝 마)!'를 외치면서 도둑을 체포하고, 불을 끄고, 다친 사.. 2024. 3. 16.
축구선수반 손자저하 원래 손자 자랑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요즈음 올리는 글에는 특히 저하들 관련 내용이 많다. 돈 주고도 한다는 게 손자 자랑인데다 요즈음은 매일 함께 생활하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저녁에 1호저하를 따라 선수반 축구 연습장에 갔다. 선수반을 강조한 것은 작년 후반기 이후 축구저하의 자부심이기 때문이다. 자부심의 근거는 테스트라는 공정 경쟁을 통해 선발되었다는 사실에 있다. 딸아이가 전해주는 말에 따르면 같은 선수반의 어떤 아이는 매일 축구 유니폼을 입고 등교하겠다고 떼를 써서 아침마다 부모와 실랑이를 벌인다고 한다. 또래 친구들에게 선수반이라는 차별된 신분(?)을 뽐내고 싶은 어린 욕망이 빚어낸 해프닝이겠다. 조명을 밝힌 넓은 인조잔디 구장에는 100여 명쯤이 아이들이 팀 별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코치의.. 2024. 3. 14.
천국을 등에 업고 지옥불 건너기 우리나라 작년 4분기 합계 출산율이 0.65명대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연간 출산율은 0.72명이라고 하지만 올해 전체 평균은 0.6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기록적인 저출산 현상이라고 한다. '중세 유럽의 흑사병 수준', '국가 소멸'이라는 외국 언론의 평가가 과장돤 수사가 아니라 객관적 평가로 보인다. 지난 모든 정권과 정부가 이 문제 해결에 골몰하였지만 백약이 무효였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 속 메데이아는 "아이를 한번 낳느니 방패를 손에 들고 세번이라도 전쟁터에 나가겠노라"고 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개명된 세상이고 육아에 필요한 온갖 편의 기구와 시설이 발달된 세상 아닌가. 그런데 왜 아이를 안 낳으려는 것일까? 힘들고 불편하기 때문일 .. 2024. 3. 13.
후회는 반성이 아니다 고흐가 죽기 얼마 전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그림 속 고통으로 흐느끼는 남루한 차림의 노인은 아마 고흐 자신이리라. 그 무렵 그는 평생 동안 유일한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썼다. “일이 전혀 풀리질 않는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슬픔과 불행을 더 겪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구나. 이젠 어디로 가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아픈 동안에도 기억을 더듬어 작은 그림을 몇 점 그렸다.” 고흐의 글과 그림은 지금의 무능·무도한 정권이 들어선 이래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겪은 하루하루와 닮아 있다. 배터리는 나가고 갈아 끼울 기력도 없어진 시간 아닌가. 가지 말라는 길을 갔다 만나지 않으면 좋았을 사람들을 만나고 해선 안 될 일들만 했다 그리고 기계가 멈추었다 .. 2024.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