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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305

스포츠의 부활을 기다린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온 일상 속의 변화와 고통은 여러가지다. 그중에 하나가 스포츠 경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비상시국에 한가하게 그까짓 스포츠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관심이 있건 없건 세상 어느 곳에선가 스포츠 경기가 열리고, 그것을 중요 알거리로 내보내는 뉴스의 존재는 세상의 평화로움을 알리는 어떤 '인디케이터'가 될 수도 있겠다. 모든 스포츠가 사라져 무료해서 살벌한 이 시간이 언제나 끝날까? 아내와 축구와 야구의 우월함(?)을 서로 다투고 (나는 축구를 아내는 야구를 더 좋아한다.), 손흥민의 질주와 류현진의 역투에 함께 환호하는 시간의 부활은 이번 바이러스에 대한 인간의 승리를 의미할 것이다. 2020. 6. 6.
샌디에고의 봄 샌디에고에 살고 있는 지인이 봄 사진 몇장을 보내주었다. 지난 겨울 강수량이 예년의 2배, 강우 일자는 예년의 세 배가 넘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올해 샌디에고의 황량한 사막과 언덕에 피어나는 봄꽃이 유난히 더 화려하고 풍상한 것 같다고.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제대로 큰숨 한번 쉬기 힘든 봄날을 지나고 있는 우리로서는 사진 속 노란 꽃밭과 그 위를 흐르고 있을 청량한 바람이 부러울 뿐이다. 그곳에서 지냈던 날들을 아내와 여러번 되풀이 하여 이야기 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2019. 3. 8.
하와이 *위 사진 : 하와이에서 아내가 없는 시간. 지난 여행 사진을 자주 들춰보게 된다. 그래도 허전함은 어쩔 수 없다. 2014. 10. 8.
샌디에고 출장 잠시 샌디에고엘 다녀왔다. 지난번 귀국시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일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7년을 살아 익숙한 곳이지만 앞으로는 갈 확율이 거의 없는 곳이라 아내도 동행을 했다. 일 틈틈이 샌디에고의 이웃들을 만나고 기억에 남는 곳을 골라 다녀 보았다. 신형 기종 A380의 이착륙은 부드러웠다. 엘에이 공항에 착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위 사진은 모니터에서 촬영한 것이다. 푸른 하늘, 투명한 공기와 맑은 햇빛, 끈적임 없이 피부를 뽀송뽀송하게 유지해주는 습도, 서늘한 바람 - 샌디에고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고 진부할 정도로 흔한 것들이지만 그런 것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언제나 새롭고 감동스럽다. 특히 오래간만에 한국에서의 후텁지근한 날씨를 경험한 뒤라 감동의 강도는 더욱 컸다. 활동 반경을 고려해 라호야 L.. 2014. 7. 30.
박영재님 가족의 겨울 휴가 샌디에고 이웃인 박영재님이 메일로 보내준 사진. 연말에 다녀왔다는 애리조나의 페이지(PAGE)에 있는 안텔로프캐년 (ANTELOPE CANYON)의 풍경이다. 강물의 침식으로 생겨난 지형이라고 한다. 좁은 틈 사이로 빛이 들어와 드러내는 색감이 환상적이다. 박영재님의 말로는 실제보다 사진이 멋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말은 다녀온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일종의 '염장(지르기)'이다.^^ 안 다녀온 아내와 나는 그 말에 '사진 보다 멋없는' 실제가 더 보고 싶어졌다. (2013. 1) 2014. 5. 18.
저녁 노을 아내와 집 주변을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 저녁 노을이 찬란하다. 아내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탄성을 지르다 핸드폰에 담아 보았다. 노을을 보면 나는 자주 고향노래를 흥얼거리곤 한다. 이곳이 미국이라서가 아니라 한국에서도 그랬다.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 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 고개 넘어 또 고개 아득한 고향 저녁마다 놀 지는 저기가 거긴가 날 저무는 논길로 휘파람 불면서 아이들도 지금쯤 소 몰고 오겠네 언젠가 딸아이가 어렸을 적 차를 몰고 가며 (그때도 노을이 있었던가?) 이 노래를 불렀을 때 뒷좌석에 있던 딸아이가 던진 말이 아내와 나를 크게 웃겼다. "그거 무슨 노래야? 꼭 탈북자들 노래 같네." 하긴, 해 저무는 논길을 따.. 2014. 5. 18.
아내가 없을 때는 구름도 없는 하늘이 높다. 가파른 계단 위 작은 아파트 현관을 열면 나보다 그림자가 먼저 들어가 마루에 드러눕지만 천장은 홀로 저만치 있다. 아내와 함께 올드타운을 걷던 작년 여름밤에 산들 바람 스치는 어깨에 닿던 밤하늘의 작은 별빛들. (2011.4) 2014. 5. 17.
애너하임 야구장 *놀란라이언은 놀라운 강속구로 70년 대에 우리나라 신문에도 자주 등장했던 선수이다. 미국에 와서 일년에 서너 번쯤 야구장을 가본다.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미국 직업 선수들의 시합이지만 흥겨운 함성 속에 앉아 있다보면 시간이 한 삼십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기도 한다. 애너하임구장은 LA에인젤스의 홈 구장이다. (2010. 09) 2014. 5. 17.
우리들의 이야기 웃음 짓는 커다란 두 눈동자 긴 머리에 말 없는 웃음이 라일락꽃 향기 흩날리던 날 교정에서 우리는 만났소 밤 하늘에 별 만큼이나 수 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 바람같이 간다고 해도 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비가 좋아 빗 속을 거닐었고 눈이 좋아 눈 길을 걸었소 사람없는 찻 집에 마주 앉아 밤 늦도록 낙서도 했었소 밤 하늘에 별 만큼이나 수 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 바람같이 간다고 해도 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윤형주가 불렀던 "우리들의 이야기" 란 노래였던가.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길을 잘못들어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작은 COLLEGE를 만났다. 그 앞쪽 정문에 이르는 길에는 이름을 알지 못하는 보라색 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우리는 탄성을 지르며 차를 세우고 내려 그 길을 .. 2014.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