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꽃 피는 봄
*사진 : LA 인근의 사과밭 짙은 안개 속, 환하게 사과꽃이 피었습니다. 꽃사이를 거닐었습니다. 다시 봄입니다. 봄이면 누가 꾀꼬리를 불러오고, 가을이면 누가 단풍을 물들이는지, 자라는 왜 자라알만 낳고 고슴도치는 왜 고슴도치 새끼만 낳는지, 검은등할미새는 죽어서 무엇이 되고 땅강아지는 죽어서 무엇이 되는지, 꽃다지는 왜 봄에만 피고 기러기는 왜 겨울에만 날아오는지, 까치는 왜 마을에만 살고 꼬리치레도룡뇽은 왜 골짝에만 사는지... (중략) 인간은 없어도 되는 것들을 만드는 데 골몰해 왔지만, 자연은 없어서는 안 될 것들만을 만들고 있다. 자연에는 미물(微物)이라는 것이 없다. 저마다 위대하고 절대적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혐오하는 거머리며, 뱀이며, 송충이며, 독버섯이며, 바퀴벌레며, 황소개구리까지...
2014.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