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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야11

저하야 Pattaya랑 놀자 5(끝) 여러 나라에서 온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어울려 신나게 주고받는 물싸움은 송크란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경험이다. 작년 방콕 카오산로드에서 아내와 송크란을 보냈다. " data-ke-type="html">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손자저하에게도 보여주고 체험시겨주고 싶었다. 이번 여행을 송크란에 맞춘 것은 그 때문이다. " data-ke-type="html">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정확히는 송크란 축제 전날인데도 비치로드 여기저기에서는 치열한(?) 물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저하가 사용할 물총을 사기 위해 아내와 백화점을 다녀오던 낮시간에 벌써부터 우리가 탄 썽태우를 향해 물을 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볍게 물을 맞은 아내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해피 송크란.. 2024. 4. 24.
저하야 Pattaya랑 놀자 2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른 새벽을 달려야 했다. 손자1호와 두 달 전부터 기다려온 여행이었다. 여행을 확정하고 나는 1호가 속상해하는 일이 있으면(주로 2호와 갈등) 말해주곤 했다. "좀 있으면 갈 태국 여행을 생각해. 그럼 즐거워지잖아." 방콕이며 파타야가 귀에 익어 그다지 멀지 않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가보면 만만치 않은 거리다. 비행기 시간만 5시간 남짓 걸리고 공항에서 파타야, 그것도 좀티엔 해변에 있는 안다즈 리조트까지는 차로 2시간을 더 가야 한다. 어린 저하들이 긴 이동시간을 잘 견뎌준 끝에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숙소에 들 수 있었다. 여행은 새벽길을 나서 차와 비행기와 다시 차를 갈아타고 한나절을 달려 잠자리에 드는 것이기도 하다. 첫 숙소인 안다즈( Andaz Pattya Jomtien.. 2024. 4. 20.
저하야 Pattaya랑 놀자 1 딸아이네와 함께 태국 파타야를 다녀왔다. 여행의 목적과 일정은 단순했다.'손자저하들의, 저하들에 의한, 저하들을 위한'.대부분의 시간을 두 곳의 숙소 수영장에서 물놀이로 보냈다.2호저하는 이번 여행에서, 거창하게 말하자면, 물놀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마침내 처음으로 혼자서 수영(발버둥?)을시작한 것이다. 비록 뜰개를 착용한 상태지만그게 뭐 대단하냐고? 아내와 내겐 마치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을 걷는 순간을 볼 때만큼이나 경이로웠다. 내친걸음의 2호는 유수풀의 안개 구간과 폭포수 구간을 통과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파도풀장에서 파도에 몸을 맡기고 물결에 따라 출렁이며 즐거워하는 여유까지 보여주었다.1호는 1년 사이에 수영을 배워 뜰개를 벗어던지고 맨몸으로 수영을 할 .. 2024. 4. 17.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5 아내와 내가 스노클링을 처음 해본 건 코끼리 타기처럼 딸아이가 지금의 저하 나이인 30여 년 전 인도네시아 뿔라우 스리브(Pulau Seribu)에서였다. 지금은 그곳 바닷속 모습이 많이 망가졌다고 하지만 그때는 예쁜 산호들 사이로 알록달록한 열대 물고기들이 떼 지어 헤엄을 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던 곳이었다. (*이전 글 참조 : 딸아이의 어린 시절 4 - 천 개의 섬 ) 아침에 호텔에서 픽업차량을 타고 오션 마리나 선착장으로 가는 동안 나는 30여 년 전의 그때를 떠올렸다. 아침 분위기도 길거리의 모습도 그때와 비슷했다. 딸아이 대신 저하가 있는 것만 달랐다. 지나고 보면 빠른 세월이다. 예전 딸아이에게 그랬듯 저하와 손을 잡고 스노클링을 하며 아름다운 바닷속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파타야 인근에서 .. 2023. 7. 8.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4 저하와 여행을 계획하면서 호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 몇 가지 일정을 더 생각했다. 매일 수영만 반복 하기는 (실제로 매일 하기는 했지만) 너무 단조로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태국에서는 여행에 관해 상상하거나 욕망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상품이 되어 존재한다. 검색 끝에 파타야에서 저하에게 적합한 추가 활동으로 코끼리 타기와 스노클링(바다수영), 그리고 쿠킹스쿨에서 요리하기, 이렇게 세 가지를 정했다. 문제는 날씨였다. 태국은 송크란이 지나 바야흐로 우기철. 여행을 가기 전 매일 파타야의 날씨를 검색했다. 구글을 비롯하여, AccuWeather, Weather Channel 등등. 일기예보는 각각 조금씩 다른 듯 같았고 같은 듯 달랐다. 구름만 표기되어 있는 것보다는 구름과 해가 같이 그려있는 .. 2023. 7. 7.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3 유수풀 - 워터슬라이드 - 파도풀. 저하는 여행 내내 세 곳을 번갈아 가며 쉬지 않고 흘러가고 미끄러지고 출렁거렸다. 함께 따라다니다 가끔씩 갑자기 저하를 안으면 품 안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렸다. "안 돼요. 빨리 저기 가야 돼요!" 미리 말을 하고 다가서면 사력을 다해 수영으로 도망을 갔다. 성큼성큼 쫓아가서 다시 꼭 안으면 저하는 싱싱한 물고기처럼 요동을 쳤다. 팔과 가슴에 전해지는 그 작은 꼼지락거림이 좋아서 자꾸 안아 보고 싶었다. 저하도 말과는 달리 그리 싫지만은 않은 기색이었다. 웃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라 영혼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라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중에서 - 2023. 7. 6.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2 스페이스 호텔의 수영장에는 저하에게 3개의 놀이터가 있다. 물이 흐르는 풀(유수풀)과 물미끄럼틀(워터슬라이드), 그리고 파도가 치는 풀장이다. 저하는 잠시도 쉬지 않고 세 곳을 교대로 옮겨 다녔다. 나는 저하를 근접 경호(?) 하며 함께 놀았다. 가끔씩 아내가 역할을 교대했다. 유수풀은 숲 사이로 흐르는 물로 이어져 계속 따라가면 원점으로 돌아오는 형상이었다. 물의 깊이는 1미터로 일정해서 어린아이들에겐 최적이었다. 곳곳에 안개가 뿜어져 나오거나 동굴과 폭포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저하는 그런 코스를 지날 때마다 마귀나 독거미와 싸우는 상상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지어냈다. 물에 떠내려 가는 나뭇잎을 헤엄쳐 구해내(?) 소중한 보석처럼 손에 쥐고 다녔다. 나는 가끔씩 물속으로 잠수하여 저하의 다리를 낚아채며.. 2023. 7. 5.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1 2017년 아직 손자저하가 채 한 살이 되기 전 방콕을 여행한 적이 있다. 출산과 육아로 고생을 한 딸과 사위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의미에, 손자가 태어나면 열대의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싶다는 아내의 오랜 소망을 담은 여행이었다. 나는 인천공항 출발 라운지에서부터 돌아와 공항에서 헤어질 때까지 캥거루처럼 저하를 앞에 품고 다녔다. 손자도 나만 바치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식구들은 아마 전생에 연인 관계인 것 같다고 킥킥거렸다. 품 안에서 꼼지락거리는 저하의 몸짓과 옹알거림은 감미로웠다. 저하는 그 뒤로 우리(아내와 나, 딸아이네)와 마카오를 여행했고 제 부모와 서너 번의 해외여행을 더 했다. 그리고 하늘길마저 정지시킨 코로나가 왔다. (코로나 시기에 태어난 둘째저하는 제 형과 같은 여행 경험을 할 .. 2023. 7. 3.
떠남은 축복이고 축제 그래도 그대는 떠난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것처럼 집안 단속을 하고 문을 잠갔나 확인하고 손때 묻은 세간살이 가득 찬 정든 집을 등 뒤로 남겨놓은 채 손가방만 하나 들고 결연히 떠나서 새 집을 찾는다 언젠가 그 집을 가득 채우고 다시 비어놓은 채 뒤돌아보며 집을 떠날 그대여 몇 번이고 망설이며 떠났다가 소리없이 돌아와 혼자서 다시 떠나는 그대여 --김광규, 「다시 떠나는 그대」- '다시 떠나는 그대여'라는 말이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처럼 새삼 정겹다. 언젠가 아내와 딸아이와 다녀온, 아유타야며 후아힌이며 파타야며 하는 곳으로 그냥 가볍게 떠나고 싶다. 인생은 늘 떠나는 것이라는, 진지한 그러나 다소 진부해진 의미는 잠시 접어두어도 좋겠다. 이십 년이 흐른 후 우리가 이룬 일들보다 하지 못한 일들로 더 깊.. 2021.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