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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내 인생의 특별한 여행 4

by 장돌뱅이. 2023. 7. 7.

 저하와 여행을 계획하면서 호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 몇 가지 일정을 더 생각했다.
매일 수영만 반복 하기는 (실제로 매일 하기는 했지만) 너무 단조로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태국에서는 여행에 관해 상상하거나 욕망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상품이 되어 존재한다.
검색 끝에 파타야에서 저하에게 적합한 추가 활동으로
코끼리 타기와 스노클링(바다수영), 그리고 쿠킹스쿨에서 요리하기, 이렇게 세 가지를 정했다.

문제는 날씨였다. 태국은 송크란이 지나 바야흐로 우기철.
여행을 가기 전 매일 파타야의 날씨를 검색했다.
구글을 비롯하여, AccuWeather, Weather Channel 등등. 일기예보는 각각 조금씩 다른 듯 같았고 같은 듯 달랐다. 구름만 표기되어 있는 것보다는 구름과 해가 같이 그려있는 예보가 고마웠지만(?) 강수확률 40%는 비가 온다고 보고 계획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 장맛비처럼 하루종일 내리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한번 내리면 열대 기후 특성상 빗줄기가 거셀 것이기에    스노클링이나  코끼리 타기 같은 야외 활동은 설사 가능하더라도 번잡스러워질 것이 뻔했다. 결국 사전 예약을 포기하고 파타야에 도착한 후 날씨 상황을 보며 예약을 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 살 적 딸아이와 함께 탄 낙타와 코끼리

90년 대 초 인도네시아에 살 적  지금의 저하와 비슷한 나이의 딸아이와 동물원에서 낙타와 코끼리를 탄 적이 있다.  그러니까 30년 만에 저하와 함께 다시 코끼리 등에 올라 타게 된 것이다.

평소 대단한 동물사랑의 철학을 지니고 살지는 않아도 사람들이 상아 채취를 위해 코끼리를 살해한다거나 티크 벌목이나 관광 돈벌이 용으로  코끼리를 학대한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혀를 차곤 했기에 코끼리를 타는 '상품'을 소비하는 건 마음 한 구석이 조금은 켕기는 일이었다. 나의 '대의명분'이 딸에 이어 저하 앞에서도 속수무책으로 허약해지고 만 것이다.

코끼리 타기는 도착 뒷날 오전에 날씨가 좋아 급하게  예약을 하고 당일 오후에 하게 되었다.
저하는 옛날 딸아이가 그랬듯 코끼리 등에 앉아 흔들리는 걸 어색해 하면서도 재미있어 했다.
한 바퀴를 더 돌고싶다고 하여 추가비용까지 지불해야 했다. 
 '죄스러운 즐거움(Guilty Pleasure)'은 이럴  때 적합한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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