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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124

딸아이의 새로운 이름 딸아이가 세례를 받고 천주교인이 되었다. 작년 연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스스로의 다짐을 실천한 것이다. 여러가지 일에 활동적인 딸아이가 6개월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일요일의 교리수업에 참석하였다는 것이 나로서는 또한 놀랍다. 정작 본인은 간단히 즐거웠다는 말로 대신한다. 미카엘라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새로운 이름......무릇 이름은 모든 존재의 정체성을 내포하기 마련이다. 불교의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에 이런 구절이 있다. "여러 이름의 강이 있으나 그 강들이 바다에 이르고 나면 그 전의 이름은 모두 없어지고 오직 바다라고만 일컬어진다. 그와 마찬가지로 귀족, 정치가, 군인, 노동자, 농민, 천민 등 모든 계급도 일단 법과 율을 따라 발심하고 나면 예전의 계급대신 오직 중(衆)이라 불린다... 2014. 7. 19.
미얀마 양곤(끝) 출장 마지막 날 오후.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는 일정만 남았다. 사람들이 짜투리 시간동안 쉐다공 사원 방문을 권했다. 비가 많이 내렸고 사원 내에서는 맨발로 다녀야 한다고 하기에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결국 파고다로 오르는 긴 계단을 오르게 되었다. 미얀마 방문 일정이 잡히면서부터 생각해둔 곳이기도 했다. 맑은 날에는 태양열로 달궈진 긴 터널식 계단이 한증막으로 변하고, 대리석이 깔린 사원의 마당은 발바닥이 뜨거워 걷기가 힘든 단점도 있다고 하니 비가 주는 잇점도 있었다. 쉐다공 사원의 기원은 부처님 재세시대인 2,5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부처님의 머리카락(불발)을 모셨다고 한다. 떼인코따라 THEINKOTTARA 언덕 위에 세워진 거대한 탑은 양곤 시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볼 수 있다. 밤에도 조.. 2014. 6. 24.
미얀마 양곤2 양곤 시내 사쿠라 타워 일대는 '양곤의 명동'이라고 한다. 사무실 임대료가 평당 40만원, 땅은 평당 8천만원을 호가한다. 사쿠라 타워에는 주요 항공사, 외국계 은행괴 기관 등이 입주해 있다. 주변의 교통 체증도 만만찮다. 일제 차량들이 도로에 가득하다. 2-3년 전 까지만 해도 도로는 막히지 않앆고 낡은 차량들 뿐이었다는데, 지금은 새 차들이 많고 고급차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바야흐로 미얀마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것 같다. 다만 그 변화가 내재적인 발전의 결과라기 보다는 다분히 외적 요인으로 촉발된, 그것도 너무 급격한 변화라는 점에서 다소 불안하게 보이기도 했다. 사쿠라타워의 꼭대기 20층에는 스카이비스트로 라는 카페가 있다.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양곤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2014. 6. 18.
미얀마 양곤1 회사 일로 처음 방문한 미얀마의 6월 중순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가 오는 날씨였다. 그것도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처럼 한두 시간 세차게 내리다 그치는 형태가 아니라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굵어졌다를 반복할뿐 하루종일 거의 쉬지 않고 내렸다. 우리나라의 장마철 날씨와 비슷했다. 『동물농장』과 『1984년』으로 유명한 조지 오웰은 소설 『버마시절 BURMESE DAYS』에서 미얀마(버마)의 여름 날씨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 바 있다. 2월에서 5월까지의 태양은 성난 신처럼 하늘에서 이글거린다. 그러다가 서쪽에서 몬순 기후가 갑작스런 스콜의 형태로 몰려왔다가 옷, 침대보, 심지어 음식까지도 모조리 축축하게 만들 만큼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끊임없는 폭우의 형태로 변한다. 지독한 습기를 머금은 날씨는 무덥다. 이 계절이 되.. 2014. 6. 17.
귀국 후 한달 귀국한 지 한 달이 되었다. 시차와 함께 미국과는 다른 한국의 일상에도 거의 적응이 되었다. 해외 지사의 '닭머리'에서 한국 본사의 '소꼬리'로의 급작스런 전환이 주는 빡빡함과 번잡함에도 큰 무리없이 '연착륙'이 된 것 같다. 오래 만나지 못했던 친척이나 친구들과 회포를 푸는 자리도 몇번 있었다. 지독한 불경기에 충격적인 사건까지 더해져 힘들어 하고 슬퍼하고 흥분하면서도 저마다 주어진 삶을 끈끈하게 지탱해내고 있었다. 귀국 전의 결심대로 승용차 없이 보냈다. 가급적 택시 이용도 자제하고 주로 지하철과 버스를 바꿔 타며 다녔다. 불편함이 느껴졌지만 담배를 끊을 때와 같은 금단 현상으로 생각하며 인내하기로 했다. 익숙해지면 차차 나아지지 않겠는가. 아침마다 버스로 한강을 건너며 강변 도로에 꼬리를 물고 늘어.. 2014. 6. 2.
샌디에고 식당26 - C-LEVEL LOUNGE C-LEVEL LOUNGE는 샌디에고 공항 맞은 편 바닷가에 바투 다가서 있다. “C”는 'SEA'의 음을 빌려 쓴 말일 것이다. 같은 장소에 또 다른 식당 ISLAND PRIME도 있다. 씨레벨과 막힘 없는 한 공간이라 두 식당의 경계가 모호했다. 큰 차이는 없었지만 아일랜드프라임이 좀 더 FORMAL한 분위기였다. 우리는 예약은 씨레벨로 했으나 좌석은 아일랜드프라임에 앉았다. 창밖으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시내의 높은 빌딩들이 보이고 코로나도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도 보였다. 해산물과 육류가 가능했다. 음식의 맛은 수준급이었다. 사람들이 많아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러웠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다시 또 갈 기회가 있다면 실내가 아닌 바깥 좌석에 앉아 보리라. 샌디에고에서 이런저런 우연과 인연으로 .. 2014. 3. 3.
샌디에고 OUTDOOR DINING RESTAURANT (끝) 7. STONE BREWING WORLD BISTRO & GARDEN 얼마 전 한국에서 주류 분야에 종사하는 지인 한 분이 메일을 보내왔다. 요즈음 한국의 맥주 시장엔 수입 맥주가 대세이며 시장 점유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그 무렵 우리나라 수입 맥주 소비량이 와인소비량을 앞질렀다는 보도도 본 적이 있다. 해서 샌디에고와 그 주변에서 생산되는 크래프트 맥주를 한국으로 수입하면 유망한 돈벌이가 될 수 있다고 전해주었다. 크래프트 맥주는 버드와이저나 오비맥주처럼 대자본의 대형공장에서 생산되는 획일적인 맛의 맥주가 아니라 소규모 양조업체가 저마다의 개성과 취향으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맛의 맥주를 말한다. 사실 그 메모를 받기 전부터 아내와 나는 샌디에고 인근의 브루어리(CRAFT BREWERY .. 2014. 2. 27.
샌디에고 OUTDOOR DINING RESTAURANT2 4.GEORGE'S AT THE COVE 라호야 LA JOLLA 에 있는 식당이다. 미국 생활 초창기에 아내와 딸아이와 함께 가보았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그때 2층의 실내 좌석에 앉아 유리창 너머로 푸른 바다를 내다보았다. 이번에는 그보다 위에 있는 ROOFTOP에 자리를 잡았다. 옥상에서도 난간 쪽 좌석에 앉으니 거칠 것 없는 바다 풍경이 달려들 듯 가까이 다가왔다. 청량한 바람도 가득했다. 해가 수평선 위 한뼘 쯤에 걸려 있는 시각이었다. 음식과 함께 노을을 기다렸다. 이 식당은 아내가 처음으로 멕시코 음식인 따꼬 TACO를 맛이 있다고 평가한 식당으로 기억될 것이다. 전식으로 시킨 두 점의 피쉬따꼬에 아내는 만족스러워 했다. 나머지 주 음식도 그랬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로 양념을 삼아 접시를 비우.. 2014. 2. 27.
샌디에고 OUTDOOR DINING RESTAURANT1 다른 곳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샌디에고에 더욱 어울리는 것으로 오픈카(CONVERTABLE)과 브런치를 꼽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샌디에고는 사계절 온화한 날씨와 맑은 햇살, 그리고 맑고 투명한 공기였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같은 이유로 좁은 실내가 아니라 활짝 열린 공간의 실외 좌석이 있는 식당이 어울리는 곳이 또한 샌디에고겠다. 추운 겨울과 장마의 여름 등의 날씨의 제약이 있는 우리나라완 달리 샌디에고에서는 비가 오는 겨울을(그것도 단 며칠을) 제외하곤 일년 내내 그런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레스토랑의 장점은 주변과 차단되고 분리되어 있지 않아 주변 환경과 대등하게 어우러지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다운타운에서는 도심의 정취와, 해변에서는 바다의 풍경과, 내륙에서는 산과 들의 정경이.. 2014.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