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115 딸아이의 새로운 이름 딸아이가 세례를 받고 천주교인이 되었다. 작년 연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스스로의 다짐을 실천한 것이다. 여러가지 일에 활동적인 딸아이가 6개월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일요일의 교리수업에 참석하였다는 것이 나로서는 또한 놀랍다. 정작 본인은 간단히 즐거웠다는 말로 대신한다. 미카엘라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새로운 이름......무릇 이름은 모든 존재의 정체성을 내포하기 마련이다. 불교의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에 이런 구절이 있다. "여러 이름의 강이 있으나 그 강들이 바다에 이르고 나면 그 전의 이름은 모두 없어지고 오직 바다라고만 일컬어진다. 그와 마찬가지로 귀족, 정치가, 군인, 노동자, 농민, 천민 등 모든 계급도 일단 법과 율을 따라 발심하고 나면 예전의 계급대신 오직 중(衆)이라 불린다... 2014. 7. 19. 귀국 후 한달 귀국한 지 한 달이 되었다. 시차와 함께 미국과는 다른 한국의 일상에도 거의 적응이 되었다. 해외 지사의 '닭머리'에서 한국 본사의 '소꼬리'로의 급작스런 전환이 주는 빡빡함과 번잡함에도 큰 무리없이 '연착륙'이 된 것 같다. 오래 만나지 못했던 친척이나 친구들과 회포를 푸는 자리도 몇번 있었다. 지독한 불경기에 충격적인 사건까지 더해져 힘들어 하고 슬퍼하고 흥분하면서도 저마다 주어진 삶을 끈끈하게 지탱해내고 있었다. 귀국 전의 결심대로 승용차 없이 보냈다. 가급적 택시 이용도 자제하고 주로 지하철과 버스를 바꿔 타며 다녔다. 불편함이 느껴졌지만 담배를 끊을 때와 같은 금단 현상으로 생각하며 인내하기로 했다. 익숙해지면 차차 나아지지 않겠는가. 아침마다 버스로 한강을 건너며 강변 도로에 꼬리를 물고 늘어.. 2014. 6. 2. 샌디에고 식당26 - C-LEVEL LOUNGE C-LEVEL LOUNGE는 샌디에고 공항 맞은 편 바닷가에 바투 다가서 있다. “C”는 'SEA'의 음을 빌려 쓴 말일 것이다. 같은 장소에 또 다른 식당 ISLAND PRIME도 있다. 씨레벨과 막힘 없는 한 공간이라 두 식당의 경계가 모호했다. 큰 차이는 없었지만 아일랜드프라임이 좀 더 FORMAL한 분위기였다. 우리는 예약은 씨레벨로 했으나 좌석은 아일랜드프라임에 앉았다. 창밖으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시내의 높은 빌딩들이 보이고 코로나도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도 보였다. 해산물과 육류가 가능했다. 음식의 맛은 수준급이었다. 사람들이 많아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러웠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다시 또 갈 기회가 있다면 실내가 아닌 바깥 좌석에 앉아 보리라. 샌디에고에서 이런저런 우연과 인연으로 .. 2014. 3. 3. 샌디에고 OUTDOOR DINING RESTAURANT (끝) 7. STONE BREWING WORLD BISTRO & GARDEN 얼마 전 한국에서 주류 분야에 종사하는 지인 한 분이 메일을 보내왔다. 요즈음 한국의 맥주 시장엔 수입 맥주가 대세이며 시장 점유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그 무렵 우리나라 수입 맥주 소비량이 와인소비량을 앞질렀다는 보도도 본 적이 있다. 해서 샌디에고와 그 주변에서 생산되는 크래프트 맥주를 한국으로 수입하면 유망한 돈벌이가 될 수 있다고 전해주었다. 크래프트 맥주는 버드와이저나 오비맥주처럼 대자본의 대형공장에서 생산되는 획일적인 맛의 맥주가 아니라 소규모 양조업체가 저마다의 개성과 취향으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맛의 맥주를 말한다. 사실 그 메모를 받기 전부터 아내와 나는 샌디에고 인근의 브루어리(CRAFT BREWERY .. 2014. 2. 27. 샌디에고 OUTDOOR DINING RESTAURANT2 4.GEORGE'S AT THE COVE 라호야 LA JOLLA 에 있는 식당이다. 미국 생활 초창기에 아내와 딸아이와 함께 가보았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그때 2층의 실내 좌석에 앉아 유리창 너머로 푸른 바다를 내다보았다. 이번에는 그보다 위에 있는 ROOFTOP에 자리를 잡았다. 옥상에서도 난간 쪽 좌석에 앉으니 거칠 것 없는 바다 풍경이 달려들 듯 가까이 다가왔다. 청량한 바람도 가득했다. 해가 수평선 위 한뼘 쯤에 걸려 있는 시각이었다. 음식과 함께 노을을 기다렸다. 이 식당은 아내가 처음으로 멕시코 음식인 따꼬 TACO를 맛이 있다고 평가한 식당으로 기억될 것이다. 전식으로 시킨 두 점의 피쉬따꼬에 아내는 만족스러워 했다. 나머지 주 음식도 그랬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로 양념을 삼아 접시를 비우.. 2014. 2. 27. 샌디에고 OUTDOOR DINING RESTAURANT1 다른 곳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샌디에고에 더욱 어울리는 것으로 오픈카(CONVERTABLE)과 브런치를 꼽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샌디에고는 사계절 온화한 날씨와 맑은 햇살, 그리고 맑고 투명한 공기였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같은 이유로 좁은 실내가 아니라 활짝 열린 공간의 실외 좌석이 있는 식당이 어울리는 곳이 또한 샌디에고겠다. 추운 겨울과 장마의 여름 등의 날씨의 제약이 있는 우리나라완 달리 샌디에고에서는 비가 오는 겨울을(그것도 단 며칠을) 제외하곤 일년 내내 그런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레스토랑의 장점은 주변과 차단되고 분리되어 있지 않아 주변 환경과 대등하게 어우러지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다운타운에서는 도심의 정취와, 해변에서는 바다의 풍경과, 내륙에서는 산과 들의 정경이.. 2014. 2. 27. 응답하라 1994 - 락카페의 굴욕 "응답하라 1994(응사)"가 인기인 모양입니다. 아내와 저도 즐겨봅니다. 사투리와 연기에 약간의 과장이 엿보이긴 하지만, 꼬이고 비틀린 인연, 불륜, 치정, 출생의 비밀로 얼룩진 이른바 '막장' 드라마와는 다른 상큼함과 발람함이 마음을 가볍게 합니다. 꼭 1994이 아닌, 그보다 약 20년 전 쯤에 아내와 나도 그랬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아내와 저는 "응사"의 원조격인 '응답하라 1997'의 팬이기도 했습니다. "응칠"을 보게 된 것은 그 드라마가 1997 당시 어린 학생들의 우상이었던 H.O.T나 젝스키스 등을 배경으로 등장시켰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성인이 된 딸아이는 그 당시 학교에서 유명한 H.O.T의 광팬이었습니다. 별명은 독보적인 '강타부인'이었고 자신이 공부를 하는 이유를 아예 "H.O.. 2013. 12. 10. 워싱톤DC 식당 2곳 체인점이 미국만큼 발달된 곳도 없을 것이다. 프리웨이 출구로 빠져나가면 어디나 비슷비슷한 형태의 몰MALL이 몰려있다. COSTCO, WALMART를 비롯, TARGET, VONS 등등. 그중에서도 '맛의 세계화'를 이루었다는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 푸드 체인점은 다른 분야를 압도한다. 버거킹, 칼스주니어, 잭인더박스, 서브웨이, 따꼬벨 등등. 한 미국인이 자신의 나라를 여행하며 남긴 여행기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패스트 푸드점들이 지금처럼 마을 곳곳에 들어선 꼴을 보노라면, 미국은 차라리 나라새(國鳥)로 캔터키프라이드 레그혼을 정하고 1달러 지폐에는 맥도널드 햄버거를 그려넣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 체인점 그 자체가 문제시될 건 없었다. 다만 이로 인해 지방마다 독특한 맛을 내는 카.. 2013. 12. 8. 워싱턴 DC 단상10(끝) - FREER GALLERY OF ART *위 사진 : 프리어 갤러리의 안팎 마지막 날 DC출발이 저녁이라 느긋하게 일어나 둘러본 곳이다. 스미소니언에 속한 박물관이다. 이곳은 찰스 프리어라는 실업가가 수집한 2만7천점의 미술공예품들을 전시한 곳이다. *위 사진 : 프리어 갤러리의 설립자 CHARLS LANG FREER의 초상화 물론 우리가 한번 방문하여 볼 수 있는 것은 그중 10퍼센트 미만이다. 아내와 내가 프리어갤러리가 관심을 둔 것은 방대한 동양미술 소장품 때문이다. *위 사진 : 10세기 이란의 물병 *위 사진 : 중국의 원형문양과 청동 조각 유물 특히 일본과 중국에 비해서는 작지만 한국관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은 고려시대 후반기부터 조선시대 초기인 12∼16세기에 제작된 상감청자가 중심이다. 갤러리 측은 한국관의 설명을 위해.. 2013. 12. 6. 이전 1 2 3 4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