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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베트남과 루앙프라방

하노이 6 - 음식점(끝)

by 장돌뱅이. 2025. 1. 26.

만약에 세상에 음식이 몇 가지 뿐이라면, 예를 들어 맥도널드나 피자헛, 콜라뿐이라면, 아니 설사 김치나 된장찌개 뿐이라 해도  나의 여행 횟수는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내 여행의
반은 다양한 음식의 경험에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나 여행에서  밥을 먹는 일은 기억을 누적하고 강화하는 중요한 일정이다.

1. 분짜 타

분짜는 얇은 쌀국수(분)와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완자(짜)를 뜻한다.
달콤새콤한 소스에 완자를 적셔, 면과 향채와 함께 채소에 쌈을 싸 먹는 하노이 대표 음식이다.
지난번 냐짱 여행 때 분짜를 먹은 식당의 이름이 "하노이 분짜"였던 것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숙소의 컨시어지에게 당신이 알고 있는 하노이 최고의 분짜 식당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분짜 타"를 추천해 주었다. 마침 숙소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편리하기도 했다.
나의 음식 선택과 만족도의 기준은 전적으로 아내에게 달려 있다.
"분짜 타"의 분위기와 음식 맛에 아내는 만족했다.
나도 만족했다.

2. 퍼 수엉
베트남에 왔으니 쌀국수를 한번 먹어야 하는데 어디를 가야 할지 식당이 너무 많아 고민이었다.
역시 숙소 컨시어지에게 물어서 추천을 받았다. 
'퍼수엉'는 "분짜 타"와 함께 숙소의 아침 뷔페를 포기하고 간 식당이다.

퍼수엉의 메뉴는 소고기 쌀국수 한 가지다.
다만 토핑 고기를 안 익히거나, 덜 익힌 것 혹은 완전히 익힌 것의 세 가지로 나누고 있을 뿐이다.
솔직히 나는 베트남 쌀국수에 대한 세밀한 입맛을 가지고 있지 않다.

웬만하면 다 맛있다. 그러니 "퍼 수엉"은 말할 것도 없다.

3. 반미 마마
베트남 여행에서 3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나는 퍼와 분짜, 그리고 반미 (Bánh Mì)를 먹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음식처럼 반미 가게도 도처에 널려 있어 어디서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아무리 식당과 음식이 많아도 하루 식사 양과 횟수는 정해져 있으므로 반미도 딱 한 끼만 먹어야 했다..

결국 걸어 다니는 동선에서 가장 가까운  "반미 마마"를 골랐다.
성요셉성당 옆 골목에 있는 노점상이다.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번호표를 받고 한참을 기다려서 주문을 하고, 주문을 한 뒤에도 또 한참을 기다려야 반미를 먹을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반미를 다 만든 후 바케트 빵을 기계로 눌러 납작하게 샌드위치처럼 만들어 주었다.
다음 기회라면 아내와 나는 다른 반미집을 이용할 것 같다.
세상에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할 정도의 맛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내는 가지고 간 책을 반미마마 옆 카페에서 읽으며 기다렸다.

반미는 프랑스 식민 통치가 남긴 음식이라고 한다. 프랑스 빵 바케트에 마요네즈, 버터, 간(LIVER) 파테 등 페이스트 형태의 재료를 빵의 단면에 바르고 그 사이를 베트남 햄이나 고기, 절인 무와 오이, 고수 등으로 채우고 칠리소스와 시즈닝 소스를 넣어 만든다.

프랑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만 반미의 내용물이 베트남식이고, 내용물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바게트 빵이 사용되어서 이젠 전적으로 베트남 음식이라 해야 할 것이다. 내용물도 다양하게 진화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들어온 반미에는 곱창을 사용하는 것도 있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캄보디아와 라오스, 두 나라에도 반미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 캄보디아에는 '눔빵 파테' 혹은 '눔빵 닷 사이'가 있고, 라오스에는 '카오 치 파테'가 있다.

- 지난 글 「팟타이와 반미」중에서 -

4. New Day Restaurant
숙소와 아주 까까이 있는 뉴데이는 하노이에 여러 지점이 있는 것 같았다.
대개 모든 프랜차이즈 식당은 매뉴얼화된 최소한의 맛과 서비스, 그리고 청결함을 보장하는 법이지만 이곳은 그런 평준화된 개념을 상회하는 식당이었다.  

조개탕
*넴잔(Nem Rán)

넴잔은 라이스페이퍼에 다진 돼지고기나 생선, 다진 콩나물, 버섯, 국수, 파 등을 넣고 만 월남쌈을 튀긴 음식으로 흔히 알고 있는 스프링롤이다. 느억맘이나 칠리소스에 찍어 먹는다.
남부에서는 짜조(Chả Giò)라고 부른다.

*부드러운 맛의 연두부버섯탕

5. 하노이 가든(Hanoi Garden)
1998년에 문을 열어 30년 가까이 된 하노이 파인 다이닝의 원조쯤 되는 식당이라고 한다.
하얀색의 식민지 풍의 건물이 정갈한 느낌을 주었고 음식도 그랬다. 날씨가 추워 실내 자리에 앉았는데 옆자리의 중국인 여성 여행객들이 원기왕성한 이야기와 웃음소리가 요란했던 게 유일한 흠이었다.

동남아에 가면 모닝글로리 (공싱차이 空心菜, 팍붕 ผักบุ้ง, 깡꿍 Kangkung)를 볶은 음식을 자주 먹는다. 베트남에서는 이 채소를 자우 무옹 Rau Muống이라고 부른다.

 

공싱차이에는 없고 깡꿍과 팍붕에 있는 것

이마트에 갔더니 공심채(空心菜)가 눈에 띄었다.중국어로는 "공싱차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Morning Glory (혹은 Water Spinach)"라고 한다지만 아내와 나에게는 "깡꿍(Kangkung)"이나 "팍붕(ผักบุ้ง

jangdolbange.tistory.com

*구운 오리와 튀긴 빵

6. 꽌안응온(Quán Ăn Ngon)
베트남 어로 '맛있는 집'이라는 뜻이라고 한다던가.
다양한 베트남 음식이 가능하고 맛도 친절도 청결함도 있는 곳이다.
큰 접시만 한 반쎄오(Bánh Xèo)가 유명한 곳이다.

반쎄오

반쎄오는 쌀가루 반죽에 채소, 고기, 해산물을 넣어 반달 모양으로 접어 부친 베트남 전통 음식이다.
베트남 중부지방에서는 반쎄오를 '맛있는 케이크'란 뜻의 반코아이(Bánh Khoái)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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