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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베트남과 루앙프라방

하노이 4 - 여기저기

by 장돌뱅이. 2025. 1. 21.

아래 사진 속 장소들은 특별히 가보려고 했다기보다는 걷다 보니 가게 된 곳이다.
물론 출발할 때 개략적인 경로를 염두에 두긴 했지만.

1. 하노이 고성(古城)
하노이의 옛 이름이 '떠오르는 용'이라는 뜻의 탕롱(昇龍)이라 탕롱황성(皇城)이라고도 부른다.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단정하고 야무져 보이는 고성과 깃발탑이 주요 볼거리이고 나머진 대부분 빈 공터이지만 번잡한 거리의 소음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2. 기찻길 마을
하노이 고성 쪽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앞쪽으로 유난히 카페가 많은 건물이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기찻길 마을'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이었다.

500미터에 이르는 철길 양 옆으로 카페들이 바투 들어서 있고 하루 수차례 기차가 지나간다.
태국 방콕의 '위험한 시장(딸랏 안따라이)'과 비슷한 모습이다. 태국은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시장 가게들이 천막을 걷지만 이곳은 가만히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면 된다.
사고의 위험 때문에 한동안 출입통제를 했다가 이제는 전면 개방을 한 것이라고 한다.

3. St. Joseph's Cahtedral
호안끼엠 호수의 서쪽에 있는 성 요셉 성당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성당이다.
1886년 프랑스 식민 시절에 지어졌다는 이유로 1975년 베트남 공산화 이후 폐쇄되었다가 1990년부터는 미사가 재개되었다고 한다.
아내와 나는 성당 안에 앉아 아치형의 천장과 화려한 스테인드그라스를 바라보다 묵주기도를 했다.

서머셋 모옴은 장편 소설『인간의 굴레에서』에서 날씨가 나쁘면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화창한 날에는 많이 나오긴 하지만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 드물다고 했다. 따라서 사람들은 교회에 걸어서 나오기에 좋은 날씨면서도 서둘러 돌아가고 싶을 만큼 화창하지 않아야 예배에 많이 참석한다는 것이다.

아내와 나 정도의 믿음을 가진 신도들이 많다는 뜻인 것도 같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아내와 나는 성당에 나가지 않고 있다.
하루에 한 번 묵주기도를 올리는 것이 유일한 종교 활동인 이른바 냉담자가 된 것이다.
기도를 하면서 올해는 날씨를 보아가면서라도 가끔씩은 성당에 나가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4. Cerender Ceramics
성당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그릇가게다.
너무 진지하지 않은 가벼운 문양의 그릇들이 주종이다.
하노이 여행 기념으로 작은 그릇 두 개를 아내가 골라주며 말했다.
"여기다 맛있는 거 만들어서 담아 줘!"


장돌뱅이가 여행 기념품으로 그릇을 사다니!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변신이 아닐 수 없다.

행복은 의무라고 흔히들 말한다.
모든 의무는 저절로 완결되지 않는다.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내겐 음식 만들기와 여행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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