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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베트남과 루앙프라방

하노이 2 - 호안끼엠

by 장돌뱅이. 2025. 1. 17.

이번 여행은 세부적인 계획을 거의 세우지 않았다.
차량 이용을 최소화하고 숙소에서 출발하여 숙소로 돌아오는, 나는 하루 2만 보 아내는 1만 보 정도를 걷는 것이  이번 여행의 계획이라면 계획이었고 목표라면 목표였다. 보통 아내보다 일찍 일어나는 내가 혼자서 경로를 파악하며 만보 가량을 걷고, 나중에 아내와 함께 만 보를 걷기로 했다.

*구글지도 편집

하노이는 '강 안쪽에 있다(河內)'는 뜻이다.
홍강의 범람으로 생겨난 도시로 300여 개의 호수가 있어 호수의 도시라 할만 하다.
호안끼엠(還劍)은 그 중 가장 대표적인 호수이다.

매일 아침 일단 호안끼엠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나홀로 산책을 시작했다. 호안끼엠은 남북으로 긴 형태의 호수로 둘레는 대략 2km 정도 되어 천천히 걸으면 30분 정도가 걸린다.

호수에는 두 개의 섬이 있다.
북쪽에 있는 섬에는 응옥썬 사당이 있어 붉은색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만 들어가 보진 않았다.
남쪽의 다른 섬에는 호안끼엠의 전설을 낳은 거북이를 위한 탑이 있다.

*응옥썬 사당

호안끼엠은 하노이 구 시가의 중심부에 있어 시민의 휴식공간이자 운동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람들은 아침부터 호숫가에서 걷고 달리고, 춤을 추거나 에어로빅, 타이치(太極拳)를 했다. 

*뒤에 보이는 것이 거북탑이다

낮에는 베트남의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입은 젊은이들이 곳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SNS에 올리기 위한  연출 사진으로 보였다. 대부분 핸드폰으로 찍었지만 개중에는 조명판에 묵직해 보이는 사진기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젊은이들은 카메라 앞에서 능숙하게 다양한 포즈를 취했고 어떤 젊은이는 격렬한 춤을 추기도 했다.
서울 궁궐에선 외국인들이 대여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데 비해 호안끼엠에서는 아오자이를 입은 현지인들이 많았다. 아오자이의 '아오'는 옷을 가리키며 '자이'는 길다는 뜻이라고 한다. 

저녁이면 구글 지도를 보며 다음날 걸을 대충의 방향과 반환점을 정했다. 
그 안에 있는 골목, 공원, 식당, 카페, 시장, 볼거리와 백화점을 두었다.

그렇다고 어떤 경로나 걸음 수가 반드시 도달해야 목표는 아니었다.
언제든 힘이 들면 중간에 적당한 카페에 들어가 책을 읽거나 한담을 나누고, 가던 길이 내키지 않으면 다른 쪽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아예 작파하고 숙소로 돌아오기로 했다.

여행은 반드시 해야 할 의무에서 자유로운 시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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