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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우리는 명령한다

by 장돌뱅이. 2024. 12. 7.

*홍성담 판화 부분

언젠가 나의 날도 있겠지
언젠가 우리의 세상도 오겠지
담장 밑에 웅크리고 앉아서라도
퇴장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해
그렇다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너른 운동장을 질주하며
높이높이 울려 번지는 메아리
굽이치는 역사가 닿을 때까지
식욕이 없으면 마른 침이라도 삼키면서
남아서 흔들리지 않게
기다리는 것이 아름답다

이제 막 멀리 자동차 소리
누군가 달그락달그락 밥짓는 소리
오늘도 새날이다
깨어 있어야 한다
슬픔 눈동자를 감추고
믿어야 한다 역사는 굽이친다는 것을
그래, 대동강에 돌팔매질을 하고
만주벌판의 흙먼지를 가르면서
아프리카의 사파리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거침이 없는 날이 있겠지 언젠가
우리의 세상도 오겠지
나의 날도 있겠지

- 박철, 「역사는 굽이친다」-

"존엄과 폭력이 공존하는 모든 장소, 모든 시대가 '광주'가 될 수 있다"고 작가 한강은 말했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존엄으로 저들 야만의 폭력과 마주한다. 
굼뜬 정치인들, 그리고 고루한 법과 제도를 사이에 두었지만 애걸하지 않는다.
주인으로서 명령한다.

"탄핵하라!" 
"우리의 일상을 휘저어 놓은 저들의 야만과 폭력을 드러내고 처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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