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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터어키

예닌다이즈 튀르키예

by 장돌뱅이. 2023. 2. 16.

튀르키예에 대형 지진이 났다는 뉴스를 보고 튀르키예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가 찾아보았더니 터어키의 새로운 이름이었다. 작년에 바뀌었다고 한다.

2003년 터어키를 여행한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여행이 아닌 출장이었다.
원래의 출장지는 이라크 바그다드였는데 당시 이라크가 미국에 의해 점령된 직후라 갑작스레 일정이 꼬이면서 엉뚱하게 터어키에서 일주일 가량을 보내게 되었다.

비행기 이동이 안 된다고 하여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꼬박 24시간을 걸려 도착한 이라크와 국경을 맞댄 실로피(Silopi)에선 터어키 쪽에서 국경을 봉쇄하여 이라크에 들어갈 수 없었다. 국경 건너편 이라크 측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터어키 검문소에서 하루 사이에 방침이 바뀌었다며 요지부동이었다. 어쩔 수 없이 실로피에서 머무르다가 마르딘(Mardin)이란 작은 도시를 경유하여 되돌아오고 말았다.

며칠 전 지진 뉴스에 "예닌다이즈 튀르키예!"라는 말이 나왔다.
'당신을 기억한다'는 뜻이라고 하던가.

그때 며칠을 대기하는 동안 만난 터어키 인들이 떠올랐다. 
실로피와 마르딘은 이번 지진으로 가장 피해가 큰 가지안테프나 카라만마라스와는 거리가 있지만 모두 무사하기를!

↓이스탄불에서 실로피까지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우리에게 끊임없이 먹을 것을 주며 친절을 베풀어준, 오른쪽의  Erkek 부인과 그녀의 언니.

실로피에서 만난 개구장이들.
호텔문만 나서면 환호성을 지르며 나를 따라다녔다.

우리의 장기 비슷한 것을 두던 노인들.
눈이 마주치면 늘 스스럼없이 차를 권하며 따뜻하게 웃어주었다.

마르딘에서 만난 학생들과 마부.

튀르키예와 함께 '예닌다이즈' 해야 할 일이 많은 세상이다.
'예닌다이즈 우크라이나'
'예닌다이즈 미얀마'

'예닌다이즈 이태원'
'예닌다이즈 ······'
'······'

'사랑 참 어렵다'라는 노래가 있던가.
세상 제대로 살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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