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1 경세제민 신영복선생님은 그의 유명한 저서『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더운 여름철 감방 안의 좁은 잠자리에서 옆에 사람의 체온이 주는 고통과 그 고통 때문에 자기의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불행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더군다나 그 미움의 원인이 사람의 어떤 행위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이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든다고 했다. 비슷한 감정을 요즈음 출퇴근 길의 지하철 속에서 경험한다. 목을 가다듬기 위해 헛기침 한번 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무심한 척 예민하게 반짝이는 마스크 위의 눈빛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무너진 정부의 방역체계 속에 번지는 메르스 때문이다. 갇힌 공간 속에 어쩔 수없이 서있다는 사실 만으로 서로 불행이나 절망이란 감정에 앞서 무엇엔가 무방비.. 2015. 6.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