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이1 깐꾼 CANCUN 에서 놀다6 - 거침 없는 시공간 커튼을 열자 파란 호수와 그 위로 광활한 하늘이 시원스레 눈에 들어왔다. 밖으로 나가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걸었다. 바다는 어제보다 한결 잔잔해져 투명함을 회복한 듯 보였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푸른 빛이었다. 푸른 빛으로 비어 있었다. 다시 새로운 하루가 그렇게 텅 빈 채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뭔가로 채울 필요가 없는 시간. 우리는 그 빈 시간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그리고 자유는 그렇게 거침 없는 곳에서 온다고 했다. 파도소리와 바람소리 속에 수영을 하는 아내의 물을 헤집는 소리가 차분하게 들려왔다. 읽던 책을 덮고 누운 자세로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젊은 시절 우리가 만나고, 사랑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알거나 알지 못하는 숱한 우연과 우연이 만든 필연으로, 기억하거나 기억지.. 2012. 6.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