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리 해변1 제주 함덕 16 버스에서 내렸을 때 아직 옅게 남아 있던 아침 안개는 마을길을 따라 월정리 해변까지 가는 동안 말끔히 걷혔다. 그리고 시리게 푸른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텅 빈 해변엔 장난을 치며 오르내리는 한 쌍의 남녀가 보였다. 그들의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파도소리와 함께 실려왔다. 지나가며 눈이 마주치자 사진을 찍어줄 수 있냐고 말을 건네 왔다. 베트남이나 태국에서 왔을까 짐작하며 물어보니 말레이시아에 왔단다. 그들은 초면의 이국의 낯선 남자 앞에서도 전혀 쑥스러워움 없이 다양한 포즈로 사랑을 표현했다. 나도 함께 즐거워 여기저기 좋은 배경을 추천까지 해가며 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아내와 연애를 하던 젊은 시절 그들처럼 공개적인 장소에서 적극적인 사랑 표현을 해보진 못했지만 마음은 그 .. 2022. 11.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