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리1 겨우 65살! 아내와 함께 늘 해오는 오후 산책을 평소보다 조금 일찍 마쳤다. 저녁 준비를 위해 장을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아내의 65번째 생일. 채끝 등심 스테이크와 주꾸미 샐러드, 해물잡채를 만들었다. 그리고 모짜르트를 들으며 아내와 와인 잔을 부딪쳤다. "이제 겨우 65살이잖아! Long Long Time to Go!" 모짜르트를 들을 수 없는 것이 죽음이라면, 살아 있어 모차르트를 들을 수 있는 축복의 날엔 즐거움으로 평소에 없던 호기를 부리거나 낯간지러울 수도 있는 시 한 편을 소리내어 읽어도 좋으리라.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에 자운영꽃 혼자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에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2021. 12.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