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낙엽1 내가 읽은 쉬운 시 85 - 김용택의「나는 조각배」 직장을 그만둔지 2년이 되었는데 시간이 무겁지 않게 흐른다. 직장 다닐 때에 비해 특별히 책을 많이 읽거나 여행을 더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하루하루가 잘 지나간다. 완전 백수 체질인 것 같다. 물론 산다는 게 무슨 일이건 생기기 마련이어서 내가 백수가 안 되었으면 이런 일을 다 누가 처리했을까 싶게 늘 이런저런 일이 꼬리를 물긴 한다. 그래도 9시에서 6시까지라는 규정된 일과가 없으니 많은 시간을 아내와 보내는 게 좋다. 얼마 전 친구들과 모임을 끝내고 돌아온 아내가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백수 남편을 여자들이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 "뭐라고 하는데?" "젖은 낙엽. 킥킥킥. 부인한테 달라붙어 잘 안 떨어지니까." 나는 별 거 아니라는 듯 심상히 대꾸했다. "그래? 하지만 뭐 .. 2018. 11.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