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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서해 바닷가

by 장돌뱅이. 2012. 5. 24.

겨울바람 속에서 할머니 두 분이 굴을 캐고 있었습니다. 흔히 굴을 딴다고 표현하지만 두 분은 허리를 굽힌채 쇠꼬챙이같은 도구로 해안가 돌에 달린 굴껍질을 벌리며 굴을 캐고 있었습니다.

한 할머니는 네시간째라고 했습니다.
추위를 막기위해 수건을 쓰고 계셔서 짐작을 하지 못했는데 예순이 넘은 나이라 했고 또 한분은 그보다 스무살이나 많다고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부끄러울게 무어 있냐고 했더니 '이 나이에 아직 살아 있어서' 그렇다며 잡은 한 바가지의 굴을 바닷물에 씻은 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어두워가는 갯가에는 할머니의 손길이 스쳐간 굴껍질이 보석처럼 깨끗하고 하얗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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