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사진/뉴질랜드

뉴질랜드 여행2

by 장돌뱅이. 2013. 8. 16.

인천에서 오클랜드까지 가는 항공편은 마일리지를 사용했다.
6개월 전에 예약을 해두었다. 달랑 항공 예약뿐이었지만 그것도
여행 준비라고 친다면 나로서는 가장 오랫동안 준비한 여행이었다.
언제든 취소하면 마일리지가 복원되어 위험성이 전혀 없는 예약이었다.

*위 사진 : 오클랜드공항

오후 5시 경에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는 뒷날 아침에야 오클랜드에 도착했다.
비즈니스 좌석으로 업그레이드를 받은 것은 행운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좌석만 비즈니스 클라스고 음식은 이코노미와 같은, 일테면 ‘비즈노미’ 좌석이었다.
그래도 편안한 좌석만으로 만족이 흘러 넘쳤다.

*위 사진 : 에어뉴질랜드 라운지

뉴질랜드의 시간은 섬머타임이 적용되어(10월 첫째 주부터 3월 셋째주까지)
한국보다 4시간이 앞서가고 있었다. 오클랜드에서 퀸즈타운으로 가는 항공편은
에어뉴질랜드를 이용했다. 스타얼라이언스 카드로 라운지 이용이 가능했다.
뉴질랜드의 맥주인 스테인라거를 '입성' 기념으로 딸아이와 나누어 마셨다.

오클랜드에서 퀸즈타운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남짓 걸렸다. 밤 비행기를 타고
온 여파로 비몽사몽의 상태로 가다가 눈을 떠보니 창밖으로 푸른 호수와
흰 눈을 머리에 고깔처럼 쓴 산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가족을 뉴질랜드로 이끈 풍경이었다.

*위 사진 : 퀸즈타운 공항

우리는 공항에서 차를 빌려 퀸즈타운으로 들어갔다.
숙소는 시내 가까이에 있는 로몬드롯지 LOMOND LODGE였다.
작고 평범하지만 깔끔한 곳이었다. 여행의 주제가 휴양이 아니라 돌아다니는
것이었으므로 잠자리 이외에 다른 조건을 구할 필요가 없었다.

퀸즈타운은 와카티푸 WAKATIPU 호숫가에 있는 작은 도시였다. 숙소에서 도보로
시내 전역을 돌아보는 것이 가능했다.

첫 목적지는 고픈 배를 해결해야 했다. 식당 퍼그버거 FERGBURGER는
론리플래닛이 퀸즈타운의 ‘통과의례 A RITE OF PASSAGE’로 설명한 곳이다.
버거 하나의 크기가 어린 아이 얼굴만 했다. 우리는 2개를 주문하여 나누어 먹었다.

식사 후에 호숫가를 걸었다. 퀸즈타운 만(灣)을 감싸고 있는 작은 공원
퀸즈타운 가든도 걸었다. 그리 덥지 않은 초여름의 쾌적한 날씨였다.
바람은 서울과는 나른 다른 맑은 느낌의 공기를 실어왔다. 그래도 아직 수영을
하기는 아른 것 같은데 벌써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를 하거나 해바라기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었다.

골목의 식당과 카페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다. 일요일 오후를 즐기러 나온 현지인과
여행객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시간은 여섯시에 가까워 한국에서는 어두워질
시간이지만 이곳의 해넘이 시각은 9시 반이라 아직 한낮인 느낌이었다.

곤돌라를 타고 퀸즈타운을 내려다보기로 했다. 퀸즈타운에 오는 대부분의
여행객이 이용하는 것이다. 늘 반복하는 말이지만 내게 여행은 장소의 특별함에
앞서 시간의 특별함을 느끼는 행위이다. 살가운 가족과 나누는 그 시간엔 상투성과
진부함이 끼여들 여지가 없다.

곤돌라를 타고 오르자 퀸즈타운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퀸즈타운은 거대한 호수가에 아담한 도시였다.
하늘을 찌르는 콘크리트 고층빌딩이 없어 편안해 보였다.

다시 밑으로 내려오기 전 마오리족의 공연을 보았다.
30-40분 동안 남자와 여자의 무용수들이 나와 하카춤 추고 노래를 불렀다.
몸과 얼굴에 문신을 한 마오리족 전사가 괴성과 함께 눈을 크게 뜨고 혀를
길게 빼내며 빠르게 흔드는 동작이 자못 기운차 보였다. 적과의 싸움에서
상대방을 위협하는 동작이라고 하던가? 옛날엔 그런 동작에 겁을 먹는 적이
있었나 보다. 기세 싸움의 동작이 순진하고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곳의 마오리족 공연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지는 않았다.
곤돌라를 마지막으로 뉴질랜드의 첫날 일정을 끝냈다.
우리는 맥주와 과일을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여행과 사진 > 뉴질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질랜드 여행1  (0) 2013.08.1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