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술만 더 먹어보자 3
아내는 쌈밥을 좋아한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쌈밥을 좋아할 것이다. 물론 나도 그렇다. 총각 때는 별로 그랬던 것 같지 않으니 40년을 함께 살면서 아마도 아내의 식성에 동화된 것 같다.쌈밥 설명에는 '온갖'이라는 말이 들어간다. 상추, 배추, 쑥갓, 머위, 미나리, 취, 케일 등속의 온갖 채소에 심지어 미역이나 다시마까지, 무언가를 쌀만한 너비를 가진 것이라면 다 가능하다. 신 배추김치를 물에 씻어 쌈을 싸먹기도 한다. 거기에 고기, 생선, 밥 등은 물론 밥상에 오르는 온갖 반찬들을 다 집어넣어 먹을 수 있다. 생선은 주로 회를 싸먹지만 고등어나 병어처럼 조림의 살을 발라내어 싸먹기도 한다. 된장, 고추장, 쌈장, 강된장, 약고추장 등 온갖 장(醬) 도 동원된다. 마늘과 양파도 함께 넣어야 하니 수..
2024. 6. 28.
한 술만 더 먹어보자 1
음식은 재료와 영양, 칼로리와 맛이라는 독자성에 음식을 사이에 둔 관계의 정서가 더해지며 완성된다. 몸과 마음에 동시에 작용하는 것이다. 일테면, 이런 것이다. "괜찮아, 한술만 떠봐.""그렇지, 잘했어. 옳지.""한 술만 더 먹어보자."구부정한 모습으로 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오며 이렇게 말해 주는 한 사람, 그런 한 사람이 떠오른다면 우리는 또 살 수 있습니다. 그런 한 사람만 곁에 있다면···언젠가 아플 때드라마에서처럼, 아니면 영화에서처럼, 저렇게 나에게 밥을 떠먹인 일이 있습니다.내가 나에게 그래 준다면, 그렇게 말해 줄 수 있다면 사람은 삽니다.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김제동, 『내 말이 그 말이에요』 중에서 -나는 대개 아내와 둘이서, 혹은 손자저하네와 함께 먹기 위해서 음식을 만든다.그럴..
2024.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