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1 철든 장돌뱅이 "나도 남편이 끓여주는 커피 한번 먹어 봤으면 좋겠다." 30대 중반쯤 되었을 때일까? 아내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내가 대답했다. "그래? 나가자. 맛난 커피로 사줄게" 아내는 어이없어했다. 아내가 원한 것은 인스탄트 커피라 단지 뜨거운 물을 끓여 붓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종류 불문 음식을 만들면 죽을병에 걸리는 줄 알던 시절의 이야기다. 장돌뱅이에게도 그런 '야만'의 시절이 있었다. 요즈음 부엌에 서서 음식을 만들다 보면 문득문득 그 시절이 떠오른다. "뭐 먹고 싶어?" 주말에 아내에게 묻는다. 묻기 전에 나는 이미 아내의 취향을 알고 있다. "파전? 수제비?" 예상했던 대로 둘 다 오케이다. 쪽파로 만든 파전도 맛있지만 대파를 갈라 만든 파전은 또 다른 맛이다.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 2024. 1.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