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37주년1 결혼37주년입니다 얼마 전 제주에서 보낸 한 달은 산과 바다, 숲과 길, 사람과 음식들로 아름다웠습니다. 앞으로도 한동안 그 기억들은 진한 여운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 머무를 것 같습니다. 여행의 소중함은 새로운 경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돌아와 만나는 현실의 진부함을 견디게 하고 또 새롭게 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삶에 비유하거나 삶을 여행에 비유할 것입니다. 당신과 제가 함께 삶의 시공간을 여행한 지 서른 하고도 일곱 해가 지났습니다. 제겐 지나간 많은 순간들이 바로 어제 아침에 마주 앉아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셨던 기억처럼 생생합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달려가던 무교동 길과 음악 다방에 흐르던 옛 노래, 당신과 걷던 오월 어느 날의 진한 아카시아 향기, 군입대 하던 날 당신이 입고 나왔던 자줏빛 줄.. 2021. 10.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