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밤1 한 술만 더 먹어보자 26 겨울밤은 일찍 오고 길다.저녁을 먹고 난 뒤 한참이 지난 것 같은데 시간을 보면 이제 겨우 9시를 조금 넘어 있을 때도 있다.입이 자주 궁금해진다. 애호박이나 감자 부침개, 국물떡볶이, 태국여행에서 사 온 팟타이, 등 냉장고 속 재료들과 맥주 한 잔의 유혹이 참기 힘들다. 이른바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의 시간이다.'뭐, 오늘은 다른 날보다 멀리 산책을 했으니까······"아내와 둘이서 서로 합리화의 증인이 되기도 한다.한숨 자고 고구마 하나 깎아 먹고한숨 자고 무 하나 더 깎아 먹고더 먹을 게 없어지면 겨울밤은 하얗게 깊었지- 안도현,「그 겨울밤」-어릴 적 겨울밤은 더 길었다. 위 시에서 빼먹은 게 하나 있다.바로 배추꼬랑지다.김장을 할 때 잘라둔 원뿔 모양의 배추 꼬랑지는 감자.. 2024. 12. 17. 이전 1 다음